보험전문인력 자리를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IT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이런 추세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앞으로 보험전문인력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설계사 손해사정사, 상담사, 모집인 채용 등 보험전문인력 자리에 AI, 머신러닝 등 IT가 대거 활용되고 있다.
마이리얼플랜은 보험 진단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보험닥터'를 선보였다. 이 앱은 내가 가입한 보험과 혹은 내가 가입할 보험이 적합한 보험인지 진단봇과 설계봇을 통해 의견을 제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진단봇은 수백명 설계사가 분석한 자료를 머신러닝 기법으로 축적·진단한다. 설계봇은 선박 선적 과정에서 사용되는 3D 빈패킹 알고리즘(공간 최적화)을 사용해 빠진 보장이 없도록 촘촘하게 보험 설계를 가능하도록 돕는다.
신용정보원 통합회원 조회를 통해 수집한 보험정보를 한 데 불러와 보험 유지나 해지, 조정 등의 의견을 제시한다. 또 내가 가입하려는 보험에 'Pass'나 'Fail' 의견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보험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로 필요한 보험도 설계해 준다.
마이리얼플랜 관계자는 “보험닥터는 머신러닝과 3D 빈패킹 알고리즘으로 적절한 진단과 상품을 최적화할 수 있다”며 “기존 설계사의 역할을 상당수 대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향후 고도화를 통해 AI를 설계사 업무에 더 폭넓게 활용할 예정이다.
손해사정 업무에도 AI가 도입될 전망이다. 보험개발원이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AI 기반 자동차견적시스템 New Start AOSα'를 명명하고, 7일부터 AOSα(AOS 알파) 개발에 착수했다. AOSα는 사고로 파손된 차량 사진을 기반으로 AI가 손상된 부위 판독부터 수리비 견적 산출을 자동처리한다. 특히 AI가 자동차 번호판을 자동으로 인식, 차량번호를 추출해 보험계약정보와 자동 연결, 보상 업무 처리 과정의 시간 손실을 최소화한다.
해외도 다르지 않다. 중국 핑안생명은 모집인 모집 업무 등에 AI를 도입하고 있다. 먼저 업무에 적합한 인력을 확보하고, 부대비용 절감까지 하도록 모집인 채용 및 관리에 AI를 도입했다. 이어 모집인 교육에도 AI를 적용했다. 직원별 개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장단점을 파악하고 부족한 능력 개선을 위해 관련 교육과정을 선별한다. 특히 교육 전후 피드백과 개인 분석 정보를 통해 향후 커리어 발전 방향을 파악, 매니저로 성장 의지가 높은 설계사인 경우 이에 맞는 학습과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형태의 IT 신기술이 활용해 보험전문인력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설계사의 경우 수급불균형, 고령화 등으로 일부 보험사는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산업은 인력이 회사의 영업을 좌우한다는 보수적인 성향이 짙어 IT 신기술 도입에 소득적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불가능하다고 예상하던 설계사 영역에 이런 형태 시스템이 활용되면서 앞으로 전문인력 수급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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