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프라이빗(폐쇄형) 블록체인과 퍼블릭(개방형) 블록체인이 합쳐지는 원년입니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안정된 하이퍼렛저(기업용 프라이빗 분산원장)가 금융권에서 진화된 신용평가 시스템을 선보이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김상환 링카(LINKA) 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8일 올해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암호화폐 발행 기능까지 갖추면서 생태계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퍼렛저는 기업용으로 설계된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 분산 원장이다. 기업 내부에 적용하며 제한된 노드(참여자)에게만 접근 권한을 주는 플랫폼이다.
김상환 CTO는 IBM을 거쳐 딜로이트컨설팅에서 '하이퍼렛저 전도사'로 이름을 알렸다. 하이퍼렛저를 기반으로 국내 금융기관과 모 금융지주에서 블록체인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 링카로 이직한 이유에 대해 “이전에 백서를 검토하면서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암호화폐로 보상해주는 링카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링카는 블록체인 기반 신용 거래 및 지불결제, P2P송금 등 종합 금융 플랫폼이다. 암호화폐뿐 아니라 기존 신용·체크카드 결제 시 링카 토큰을 보상으로 제공한다.
그는 프라이빗과 퍼블릭 블록체인 간의 가장 큰 시너지로 신용평가 시스템을 들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결제 정보를 보관·관리할 뿐 아니라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비금융 정보까지 확보, 개인 맞춤형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하이퍼렛저 기반으로 메인넷을 개발하고 있다. 김 CTO는 “딜로이트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사업 중 50%가 하이퍼렛저였으며, 이더리움 프레임워크는 30%, R3 코다는 20%였다”며 “시장 점유율 자체가 높다보니 유지보수 인력도 많은 데다 여러 사람의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확보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시작한 이더리움이 엔터프라이즈용이 되기 위해선 인증, 접근 권한 관리, 암호화 세 가지 기능을 구현해야한다. 반면, 하이퍼렛저는 엔터프라이즈용에서 보안성을 인정받았으며 올해 암호화폐 발행 기능을 더하며 영역을 확대한다.
링카는 동남아 지역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나라와 달리 금융시스템이 미흡하다보니 새로운 인프라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동남아에 거점을 둔 오미세고, 펀디엑스 등 다른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과는 다른 강점으로는 제도권 금융 출신 전문가 집단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금융권에 블록체인이 도입될 시점에 대해 “정부 규제가 아직 강하지만 적어도 2~3년 내에는 국내 금융권에도 블록체인이 본격 도입될 것 같다”며 “기존 암호화폐 지갑(월렛)은 퍼블릭 블록체인에 기반을 두지만 링카에서 프라이빗과 퍼블릭이 결합된 월렛으로 글로벌 결제 모듈과 금융 시스템 표준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