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당신이 보고 싶은 영화는 영화관에 없다’

[신간] ‘당신이 보고 싶은 영화는 영화관에 없다’

“‘난세에는 교양 있는 불량배가 큰일을 한다’는 말이 있다. 출판시장의 난세에 ‘교양 있는 불량 영화인’ 남태우 작가가 큰일을 할 것 같다.”-이동형 작가, 방송인

“팟캐스트의 시조새이자 미운 50대를 자처하는 남배우. 배우만 하는 게 아니라 영화에 대한 심도 깊은 인식을 가진 영화운동가 였음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가 가진 열정과 고집의 원천은 언제나 약자에 대한 연대와 공동체의 부활이라는 사실에 감탄사가 나온다. 보이는 영화가 아니라 볼 권리로서의 영화를 주창하는 그의 외침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란다.”- 최욱 저널리스트

“기울어진 영화관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블랙리스트에 블랙리스트에 블랙리스트로 돌아왔다.” -저자의 변

영캐인(영화인겸 팟캐스터) 남태우 작가가 ‘당신이 보고 싶은 영화는 영화관에 없다(팟빵북스)’를 출간했다.

이 책은 그동안 영화의 다양성을 위해 목소리를 내었던 남태우 작가의 칼럼들을 모았다. 그의 직업을 하나로 한정할 수 없듯이 이 책 또한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다양하다. 영화관 프로그래머, 시사평론가, 배우, 팟캐스터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남태우 작가의 시선은 영화를 둘러싸고 있는 요소 하나하나를 냉철하면서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짚어가고 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적 다양성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영화가 우리 생활과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영화 한 편을 제작하기 위해 애쓰는 많은 스텝들과 시나리오 작가 및 감독, 배우 등 모든 이들의 숭고한 가치를 되새기게 해준다. 그는 책을 통해 왜 누군가의 블랙리스트가 되었는지, 이 사회에 그리고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보고 싶은 영화는 영화관에 없다’는 책의 제목부터 다소 까칠하고 날선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작가의 의도가 궁금하다면 예술영화관 제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참여정부에서부터 시작된 이 제도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인정한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정해진 쿼터만큼 상영하면 일정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예술영화관은 현재 전국에 스무 개 남짓 있다. 전체 스크린 수와 비교하면 1퍼센트가 되지 않는 아주 적은 수이지만 여기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2천 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영화보다 많다. 한국의 스크린 독과점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어서 영화생태계가 과연 언제까지 이런 방식으로 유지될지 많은 영화인들이 걱정과 우려를 하고 있다. 이를 조금이나마 바로 잡아보려는 노력이 현재의 예술영화관 제도이다.

남태우 작가는 대구에 있는 작은 예술영화관에서 영화를 선정하고 관객과의 교류와 소통을 위한 각종 행사를 기획하는 프로그래머로 십 수 년 근무했다. 또한 ‘넥스트플러스’라는 책자에 영화와 관련해 고정칼럼을 쓰기도 했다. 그의 책상서랍 속에는 여기저기서 개봉 가능성을 의뢰하는 영화들로 넘쳐나고 있다. 그만큼 사장되고 있는 영화들이 많다는 의미이다. 잠자고 있는 많은 영화들이 어서 세상 밖으로 나와 빛을 보아야 하는데, 무엇이 이들 영화의 상영을 어렵게 만들었는지 이야기 한다.

남태우 작가는 블랙리스트 3관왕을 차지하며 명예 아닌 명예를 얻었다. 그는 다양한 영화를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기울어진 시장 상황에서 최소한의 볼 권리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이렇게 블랙리스트에 블랙리스트에 블랙리스트로 돌아왔다고 항변한다.

작가는 우리가 영화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을 예술영화관이라는 작은 프리즘을 통해 세상으로 던진다. 책은 크게 세 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은 영화에 접근하는 방식과 내면의 이야기, 잘 알지 못했던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에 대한 에피소드와 넋두리, 2장은 정말 내가 보고 싶은 영화는 어디에 있겠냐는 의문, 3장은 정부는 영화에게 과연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만나는 것이 바람직 한 가 등의 생각들이 펼쳐져 있다.

저자소개

남태우 영화관 프로그래머, 시사평론가, 배우, 팟캐스터

흑과 백을 넘나들 수 있는 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남태우는 치열하게 학생운동을 하며 한국 현대사를 지나왔다. 독재정권에 정면으로 저항하다 1988년 ‘전두환 생가 방화사건’으로 구속됐고 민주주의를 앞당기기 위해 노동운동과 진보정당 운동에도 힘을 쏟았다. 이후 독립영화에 투신해 한국영화의 폭넓은 발전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와 함께 다양한 행사에서 전문 사회자이자 배우로 활동영역을 넓혀 나갔다. 2012년부터는 시사 팟캐스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