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증권거래세 인하 방침을 밝혔다. 중소·중견기업 가업 승계에 세제 혜택을 주는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도 추진한다.
홍 부총리는 30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증권거래세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일부 공감한다”며 “합리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증권거래세는 주식 거래 대금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연간 6조원에 달한다. 최근 증권투자 업계를 중심으로 증권거래세를 점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업상속세 관련 규정을 완화할 방침도 밝혔다. 홍 부총리는 “가업 상속 요건이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상당히 엄격한 게 사실”이라며 “작년 (인사)청문회를 하며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본다고 약속했고 두 달 전부터 실무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년간 업종유지, 지분유지, 자산유지라는 현행 요건이 너무 엄격하다”며 “10년을 하향 조정하는 방향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반도체 가격 하락, 대중(對中) 수출 둔화 등으로 작년 12월에 이어 1월에도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 참석한 홍 부총리는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미·중(美中) 통상마찰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수출 활력을 되찾기 위한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논의를 바탕으로 수출 활력 제고방안을 2월 중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며 “해외플랜트, 콘텐츠, 농수산식품 등 분야별 세부 지원방안도 순차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소비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투자 등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홍 부총리는 “작년 민간소비는 임금상승 등으로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2.8% 증가해 7년 만에 최대 수준 증가세를 보였다”며 “최근 소비자 심리지수도 2개월 연속 반등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긍정적 모멘텀을 올해 민간부문 전반 활력 제고로 이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오늘 아침 나온 통계처럼 1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개선되지 않는 등 기업의 심리 위축 속에 설비·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매우 긴요하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