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국 중소기업협동조합도 정기총회 시즌으로 본격 접어들었다. 이번 총회 기간에는 임기가 만료되는 189개 조합이 새로운 이사장(회장)을 선출한다.
총 유권자 가운데 30%에 이르는 규모로, 중앙회장 선거 막판까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조합 선거에 설 명절 연휴까지 겹치면서 치열한 막후 선거전이 예상된다.
중기중앙회는 이달 28일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임기 4년의 제26대 회장을 선출한다. 유권자는 중앙회에 가입해 회비를 내는 정회원 조합의 장으로, 연합회·전국조합·지방조합·사업조합과 중소기업 관련 단체 등 600여명이다.
이 가운데 189곳이 추대나 경선 방식으로 이사장(회장)을 뽑는다. 통상 절반 이상이 연임 아닌 새 인물로 채워진다.
이달 초부터 중앙회 선거를 치르기 하루 전인 27일까지 조합별 총회 일정이 잡혔다.
중앙회장 후보는 표심을 잡기 위해, 각 조합 이사장은 앞으로의 관련 산업 및 지역 이권 강화를 염두에 두고 각각 치열한 물밑 교섭이 예상된다.
중기협동조합은 중소기업자들이 서로 힘을 합쳐 협동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한 조직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중기중앙회의 근간을 이루는 조직이지만 최근 자생력 악화로 활력을 잃고 있는 처지에 놓였다. 중기중앙회장 선거에 나서는 모든 후보가 조합 활성화와 지원, 자생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는 이유다.
간선제로 치러지는 중기중앙회장 선거는 지역 색깔이나 이념 성향에 따라 지지 정당·후보가 드러나는 정치권과 달리 사전에 지지 성향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중소기업의 업종·지역별 이해타산을 비롯해 변수가 다양하고, 기업 경영자 입장에서 지지 의사도 쉽사리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닷새에 이르는 설 연휴도 선거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자 역시 사전에 세력 형성을 위해 다각도로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휴 기간에 지지자 확보를 위해서 전국을 도는 등 총력전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중기 관련 단체 한 관계자는 “전국 600여개 조합을 돌아다니며 이사장을 만나려다 보니 후보자 입술이 다 부르텄다”면서 “미리 약속을 다 잡고 움직이기도 쉽지 않은 데다 찾아갔지만 허탕을 칠 때도 많다”고 전했다.
매번 회장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네거티브 공방도 점차 심화되는 분위기다. 특정 후보에 대한 비위 의혹부터 돈봉투 살포설, 사업 규모 비방, 선거 참여 자격 논란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선거 관리를 위탁받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는 진정서도 여러 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금품수수나 향응, 기념품 제공 등 위반 사항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으로 각 후보자에게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장은 360만 중소기업 대변자로서 '중통령(중소기업 대통령)'으로도 불린다. 중기중앙회 자체도 경제 5단체 가운데 하나로 사회·경제적 영향력이 상당하다. 정부가 중기 중심 경제를 핵심 의제로 설정하면서 위상이 한층 올랐다.
박성택 현 회장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김기문, 박상희, 원재희, 이재광, 이재한, 주대철 등 6명이 후보로 거론된다. 설 연휴를 거치는 동안 다시 4~5명으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7일과 8일 이틀 동안 후보 등록을 한 후 9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20일에는 중기중앙회에서 중기업종별 중기단체장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후보자 간 공개토론회도 예정돼 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