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대표부 "中, WTO 회원국 이점 누리면서 원칙 안 지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이점은 누리면서 원칙은 여전히 준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USTR는 4일(현지시간) '2018 중국의 WTO 규정 이행에 관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이 경제와 무역 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USTR는 중국이 여전히 정부가 시장에 깊이 개입하는 정부 주도적, 중상주의적 무역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WTO 정책에 준하는 개방경제, 시장경제로 이행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자국 무역 관행과 경제 시스템 변화를 도모하는 새로운 WTO 규정을 적용하는데 동의할 것으로 기대하기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중이 합의한 무역 전쟁 '90일 휴전'의 데드라인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기에 나왔다.

보고서는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부터 미국 기업과 노동자를 보호할 것이며 미중 간 무역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국의 비(非) 시장경제 체제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한 후 시장 진입 장벽 완화 등 WTO의 핵심적인 자유시장 원칙을 상당 부분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최근 미·중은 지난해 12월 1일 정상회담에서 오는 3월 1일까지 서로 고율의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한 뒤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차관급 협상에 이어 같은 달 미국 워싱턴DC에서 고위급 협상을 벌였다.

미국은 무역 불균형 해소, 지식재산권 침해, 중국 진출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산업정보 수집 등을 구조적으로 개선하라고 중국에 촉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월 1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미 부과한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