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가습기에서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괴담이 돌면서 초음파 가습기에 대한 소비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제조사와 전문가는 공기청정기 센서가 초음파 가습기 수분 입자를 미세먼지로 인식하면서 생겨난 오해인 것으로 분석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사는 초음파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근접해 사용하지 않도록 안내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공기청정기 대다수는 초음파 가습기에서 발생하는 수분 입자를 미세먼지로 인식,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뉴스룸에서 초음파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붙여서 사용하지 않도록 안내하기도 했다. 이는 다른 가전사도 마찬가지다. 복수 가전사 관계자는 “시중 공기청정기에 부착된 PM센서가 미세먼지 입자와 초음파 가습기 수분 입자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초음파 가습기와 기화식 가습기 방식 차이 때문이다. 초음파 가습기는 물에 진동을 가해 작은 물방울을 튕겨내 실내에 수분을 공급한다. 기화식 가습기는 물을 증발시키기 때문에 수증기 형태로 배출된다. 기화식 가습기 근처에서는 공기청정기 미세먼지 수치가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유다.
즉, 초음파 가습기를 사용하면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주장은 낭설인 것으로 판단된다.
초음파 가습기에서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물 속 광물질(미네랄)에 대한 유해성도 따져볼 사안이다. 생수와 수돗물에는 미네랄이 다량 함유돼있다. 수돗물에 포함된 미네랄은 칼륨,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등으로 이뤄져있다. 이들 광물질은 초음파 가습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퍼져 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인간이 섭취하는 물 속 미네랄과 대기오염물인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황산염, 질산염, 광물, 탄소류는 유해성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는 미네랄 장기적 흡입 영향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통상적인 가습기 사용 환경에서 물 속 미네랄이 체내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한다.
김석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물 속 미네랄이 폐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학계에서도 미네랄이 인체에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또 가습기로 인체에 유의미한 수준에 달하는 고농도 미네랄을 흡입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네랄보다 신경써야 할 것은 가습기와 여기에 들어가는 물 청결도”라면서 “깨끗한 물을 사용하고 정기적인 가습기 내부 청소로 청결상태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