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게임 퍼블리싱 구조를 바꾸자

국내 시장에 유입되는 중국산 게임이 계속 늘고 있다. 국산 게임 개발이 줄면서 게임 퍼블리셔는 중국산 게임 수입을 늘리고 국산 게임 개발은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졌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게임 개발사는 3000여개에 이르렀다. 모두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포스트 리니지'를 꿈꾸며 게임 개발에 매달렸다. 물론 '대박'의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1%에도 못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저변은 국산 게임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국산 게임은 '한류' 바람을 타고 세계로 퍼져 나갔다. 특히 중국에서는 선풍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었다. 산다를 비롯한 중국의 주요 게임사들은 모두 국산 게임을 가져다 중국에서 서비스하는 유통사였다. 지금과 같은 전세 역전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국산 게임 몰락의 가장 큰 이유로 '다양성 부재'를 꼽을 수 있다. 개발사들이 잘되는 게임 카피에 몰두하다 스스로 경쟁력 약화를 불러온 탓이 크다. 아류작으로는 원작의 인기를 넘어서기 어렵다. 유저의 흥미를 끌려면 전에 없던 새로운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

중소 개발사는 항상 '을'이 될 수밖에 없는 퍼블리싱 구조도 문제다. 자체 서비스 능력이 없는 중소 개발사는 아무리 좋은 게임을 개발해도 퍼블리셔를 통하지 않으면 세상에 내놓을 수 없다. 대형 퍼블리셔의 갑질이 통했다. 중소 개발사는 좋은 게임을 개발하고도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고 서비스하거나 아예 게임을 헐값에 매각하는 일이 잦았다. 도산 위기에 몰린 개발사는 중국 기업에 좋은 먹잇감이 됐다.

이제는 안방까지 중국산 게임에 내주게 됐다. 그 정도로 국산 신작 게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중소 개발사 활동이 위축됐다. 국산 게임 개발을 다시 활성화하려면 중소 개발사도 자체 서비스를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퍼블리싱 또는 유통 구조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