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靑 영빈관 세계 국빈행사장 중 최악…멋진 공간 만들어졌으면"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10일 “세계 여러 나라의 국빈행사장과 의전 행사장소를 둘러봤지만, 고백하건대 우리나라의 청와대 영빈관이 최악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윤상 음악감독(왼쪽부터),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북측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지난해 4월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합동공연 리허설을 준비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윤상 음악감독(왼쪽부터),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북측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지난해 4월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합동공연 리허설을 준비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최근 사표를 내고 청와대를 떠난 탁 전 행정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극장에서 공연을 보며 청와대 영빈관을 떠올렸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와대에 있을 때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영빈관' 시설을 꼽았다. 그는 “말이 영빈관이지 실은 구민회관보다 못한 시설”이라며 “어떤 상징도 역사도 스토리텔링도 없는 공간에서 국빈만찬과 환영공연 등 국가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늘 착잡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는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어떤 그릇에 담아내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것처럼, 국격을 보여주는 데 행사가 진행되는 공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연출가로서 말씀드리자면, 행사 성패의 절반은 공간이 좌우한다”고 덧붙였다.

탁 전 행정관은 앞으로 오랜기간 동안 영빈관은 달라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에서 영빈관 개보수 예산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정치적 견해는 서로 다를 수 있으며 반대할 때는 반대할 수도 있지만, 안 그래도 되는 것도 있다”며 “국격은 국가의 격이 아니고 국민의 격이다. 청와대 직원은 야근하며 삼각김밥만 먹어도 좋으니, 멋지고 의미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