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노그룹의 장 도미니크 세나르 신임 회장이 오는 14일부터 일본을 방문한다고 NHK가 12일 보도했다.
개인 비리 혐의로 해임된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뒤를 이어 르노그룹을 이끌게 된 세나르 회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에서 닛산차 경영진을 만나 양사 간 제휴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차 사장은 “세나르 회장의 상세한 일본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르노와 닛산 간의 관계를 잘 이해하게 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르노 측이 우위에 있는 양사 지분관계를 바로잡는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분석했다.
타이어 업체인 미쉐린 CEO 출신인 스나르 회장은 소득신고 축소 등 여러 가지 개인비리 혐의가 드러나 일본 검찰이 작년 11월 체포한 곤 전 회장 뒤를 이어 지난 1월 24일부터 르노그룹을 이끌고 있다.
닛산차는 오는 4월 임시주총을 열어 곤 전 회장의 이사 해임 안건을 처리하고 스나르 회장을 새 이사로 선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닛산차의 새 회장 인선을 놓고는 기싸움을 벌이는 양사 간에 입장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그룹과 르노 지분 15.01%를 보유한 프랑스 정부는 스나르 회장이 닛산차 회장이 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에 닛산차는 외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올 3월 말까지 제시하는 의견을 토대로 결정해야 한다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르노는 의결권 있는 닛산차 주식의 43.4%를 갖고 있고, 닛산은 의결권 없는 르노 주식 15%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지분 구조 때문에 르노는 닛산차가 34.0%의 지분을 보유한 미쓰비시차 경영권까지 쥐고 있다.
닛산차는 곤 전 회장의 비리 사건이 불거진 뒤 르노와 프랑스 정부 측에 닛산차의 경영이 어려웠던 시기를 기준으로 기업 규모에 맞지 않게 불평등하게 형성된 지분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