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운용체계(OS) '윈도10'이 불법으로 거래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주로 오픈 마켓에서 정품보다 최대 90% 싼 가격에 팔린다. 20만원이 넘는 윈도10 OS가 4800원이라는 어처구니없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오픈 마켓은 개인이나 소규모 사업자가 온라인으로 자유롭게 상품을 사고파는 중개 몰이다. 제품 전달 방법도 은밀하다. 메일이나 USB 메모리에 제품 암호 번호를 담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일부에서는 온라인 판매라는 점을 활용, 빠른 배송이라며 구매를 부추긴다. 내년에 윈도7 보안 지원이 끝나면서 윈도10을 사려는 소비자가 늘자 잠잠하던 불법 소프트웨어(SW) 유통이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정품이 아닌 SW 구매는 엄연히 불법이다. 혹시나 소비자가 불법 SW임을 모르고 구매했다면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지만 가격을 비교해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제 아무리 할인 가격이라고 해도 정품보다 90% 싸다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가장 큰 불법 SW 문제는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애써 개발한 제품이 헐값에 팔린다면 개발자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다. 소비자 피해도 상당하다. 대부분 악성코드 등이 설치돼 있고, 피해가 발생해도 보상 받을 길이 없다. 설치에 문제가 생겨도 사후관리(AS) 받기가 어렵다. 보안 패치가 불가능해 본인 컴퓨터는 물론 다른 사용자 피해도 불가피하다. 개인 문제를 벗어나 전체 SW 국가 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리 만무하다.
세계 SW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정품 SW 사용률이 68%로 나타났다. 2016년 대비 3%포인트(P) 낮아졌지만 여전히 PC 3대 가운데 1대는 불법 SW를 사용한다는 이야기다. 불법 SW 유통 및 사용은 범죄 행위다. 수익만을 추구하는 공급자도 문제지만 생각 없는 수요자도 사실상 공범이다. 사겠다는 사람이 있기에 팔겠다는 사람이 활개를 치는 법이다. '한 번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버리고 정품 SW 사용을 활성화해야 한다. 건전한 SW 유통 질서 확립 없는 정보기술(IT) 강국은 공염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