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기업과 창업기업 간 연결 활성화가 앞으로 창업 생태계 활성화 관건이 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에서 창업이 중요하고, 창업 생태계가 활발해 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은 매우 시기적절한 멘트였습니다.”
양영석 한국벤처창업학회장은 '자체 연구개발(R&D) 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기업 혁신역량을 스타트업을 활용하면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양 회장은 지난 1999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벤처육성정책을 개발한 인물이다. 지금까지 8년 동안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노폴리스캠퍼스사업 창업아이템 검증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밭대학교에서 창업자에게 알고리즘을 교육하며 코스닥 퇴출·상장심사 위원으로도 동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이유도 기존 경제 리더와 창업기업이 서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국적 회계 컨설팅 기업 PwC가 창업과 기존 기업의 혁신 니즈를 연결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양 회장은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단순히 창업만 부추길 것이 아니라 기존 기업과 연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창업자와 기존 기업이 어떻게 시너지를 내고,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기업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글로벌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규제완화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아예 “상법에는 기업이 스타트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 규제가 뒤따르는데 이를 단기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지배구조와 사업이행 등을 면밀히 살펴 규제를 완화하거나 오히려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업자에게는 “기존 기업과 협업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데스밸리를 넘으려면 시장을 충분히 검증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 기업의 도움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투자자는 창업자의 능력보다 리스크가 적고 고객을 충분히 확보한 사업을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창업기업이 중견기업과 협업할 필요가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창업기업이 큰 기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기존 기업이 창업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청=강우성기자 kws924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