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이륜차는 이제 막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가솔린 이륜차에 맞서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이륜차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는 배달이다. 국내 이륜차 220만대 중 170만대가 배달용으로 쓰인다. 전기이륜차 점유율은 1%에도 못 미친다.
배달용 이륜차는 속도 경쟁을 벌인다. 주문 한 건이라도 더 처리하려면 빠르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전기이륜차는 가속력, 순발력이 떨어진다. 최대 50m를 2초대 끊는 일반 이륜차보다 2배 가까이 더 걸린다.
이 같은 격차는 배터리 수명 때문이다. 기본 성능만 놓고 보면 전기이륜차가 밀리지 않는다. 되레 첫 스타트는 전기이륜차가 앞선다.
그러나 제조사들은 토크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최대 성능을 발휘할 수 없도록 한다. 배터리 수명을 길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은 배터리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셀 간 균형을 계속 조정한다.
주행거리도 전기이륜차가 짧다. 일반 이륜차 대비 3분의 1 안팎이다. 7리터 연료로 최대 280km를 달리는 가솔린 이륜차와 달리 100km 정도에 그친다. 그만큼 배터리 충전 횟수가 늘어나는 셈이다.
평균 충전 시간은 4~5시간이다. 급속 충전 시 시간을 아낄 수 있지만, 제조사 대부분은 완속 충전을 권장한다. 전기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급속 충전은 배터리 수명 감소 원인이다.
제품 가격도 전기이륜차가 비싸다. 350만원에 이른다. 가솔린 이륜차(150만~200만원)보다 높다. 그러나 '배터리공유스테이션'(이하 스테이션)이 확산되게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당장 충전 이슈가 해결된다.
스테이션 구축이 주유소를 세우는 것보다 간편하다. 더 많은 장소, 공간에 스테이션을 조성할 수 있다. 220V(볼트) 전기가 들오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능하다. 새 배터리로 갈아 끼우는 데 15초면 충분하다.
가격 경쟁력도 급상승한다. 배터리를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구입비가 50만원가량 내려갈 전망이다. 230만원 상당 정부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일반 이륜차 이용자가 전기이륜차로 바꿀 경우 폐차지원금 명목으로 2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유지비도 줄어든다. 일반 모드로 주행했을 때 30~40% 절감된다. 소음도 적게 발생한다. 배달관련 업체는 이륜차 소음 관련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는다.
친환경 이동수단이라는 강점도 있다. 대림오토바이에 따르면 가솔린 이륜차 1대를 전기이륜차로 바꾸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연간 669kg 감소한다. 이는 소나무 62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배달 대행업계도 전기이륜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스테이션 확대 작업 추이를 지켜보며 갈아탈 준비를 시작했다. 바로고, 생각대로 등 일부 배달 대행업체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바로고 관계자는 “2020년 전기이륜차를 실제 업무에 적용할 목표”며 “배달대행과 전기이륜차 산업 간 결합으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로고는 현재 등록 배달기사 3만여명을 확보했다.
[표]가솔린VS전기 이륜차 스펙 비교
(자료=업계 취합)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