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주 신임 대통령 과학기술보좌관은 산적한 과기계 현안과 마주했다.
문재인 정부 핵심 국정 어젠다인 '혁신성장'에서 뚜렷한 색깔을 내고 '연구자 중심 연구개발 환경' 조성에 필요한 세부 정책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 등이 주요 과제다. 지난해 12월 문미옥 전 보좌관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이동 이후 두 달 넘게 이어진 공백 문제도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
정부가 혁신성장을 기반으로 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주도했지만 성과가 부족했다. 구체적인 혁신성장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청와대 내에 정책을 주도할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과기보좌관 업무의 또 다른 축인 4차 산업혁명 대응과 관련해선 그동안 ICT를 포함한 산업정책을 관장하는 경제수석과 과기보좌관실 간 교통정리 문제가 지속 제기됐다. 청와대 안팎에서 혁신수석 신설을 비롯한 과기보좌관실 확대가 검토됐던 배경이다. 청와대가 혁신성장 전담 조직 신설·확대가 아닌 기존 체제를 유지한 것은 신임 과기보좌관에게 혁신성장 관련 더 많은 역할을 부여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새 과기보좌관이 역할을 다하려면 보좌관실 조직 강화도 요구된다.
과기계 고위관계자는 “이 신임 과기보좌관은 기초연구 분야에서 업적을 쌓은 과기계 핵심 인사”라면서 “자기 연구 분야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아우르는 혁신혁신 성장 분야에서 무색무취한 정부 정책에 뚜렷한 색깔을 입히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년간 '연구자 중심 연구개발 환경' 조성을 기치로 내걸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앞으로 시스템, 제도 등 세부 변화에 힘을 싣는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20여개에 이르는 연구과제관리시스템(PMS)을 단일화하는 작업을 본격화한다. 제 각각인 부처별 R&D 관리 규정을 통합해 법제화한 '연구개발특별법'도 국회에 대기 중이다. 모두 부처 간 이견이 존재한다. 현장 혼란, 이견을 봉합하기 위해서는 과기보좌관의 지원이 요구된다.
정부출연연구소(출연연)와 관련해선 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PBS) 혁신, 용역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 관련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고 갈등을 중재해야 한다. 출연연 자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수선한 과기계 분위기를 쇄신하는 일도 과기보좌관 몫이다. 지난해 부실학회, 신성철 KAIST 총장 관련 조사 등으로 분위기 쇄신 필요성이 대두됐다. 과기계 관계자는 “과기인 자존심과 사기를 북돋는 행보와 정책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신임 과기보좌관이 보여줘야 하는 가장 중요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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