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는 필연 기존 산업과 갈등을 초래합니다. 시민을 위한 정부 결단이 요구됩니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19일 한국IT리더스포럼 조찬회에서 “공유경제 플랫폼과 기존 산업 간 이해관계 충돌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해관계 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류 대표는 “충돌을 피할 최선책은 없다”며 “시민 편의성 증대 관점에서 차선책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유경제 대명사로 통하는 승차공유 기업 우버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진출 국가 정부, 택시 업계와 갈등을 빚었다. 현재는 혼란에서 벗어났다. 플랫폼 사용자 힘이 기존 산업 조직력을 넘어선 결과다. 우버 기업가치는 1200억달러(한화 약 134조원)에 달한다.
반면 국내 공유경제 플랫폼은 하나같이 고전 중이다. 그는 “플랫폼 사용자 증가가 공동체 문화 확산으로 이어지면 문제를 자연스럽게 풀 수 있다”며 “그런데도 우리 정부, 지자체는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기 전 진입장벽부터 친다”고 지적했다.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 엑스(X)를 금지한 서울시 사례를 예로 들었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카풀 서비스가 택시 업계 반대로 존폐 위기에 몰렸다.
10년 전 스타트업 중심 공유경제를 정착시킬 기회가 있었다. 당시 여러 스타트업이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액셀러레이터가 단 곳도 없는 열악한 시장 상황이 발목을 잡았다. 류 대표는 “소상공인, 택시업계 반대가 10년 전보다 훨씬 거세졌다”며 “여기서 더 늦추면 앞으로 더 큰 후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논란이 된 '공유경제 대타협'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시민이 빠진 타협, 협의는 있을 수 없다”고 류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공유경제 시장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유경제 기업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과 같은 최신 기술과 결합을 시도하면서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때문이다. 공동체 문화 확대도 고속 성장을 부추긴다.
류 대표는 “외국인 여행객은 국내 여행 시 우버 X가 없어 상당한 불편을 겪는다”며 “공유경제 혜택이 국내에도 빠르게 전파돼야 한다”고 기대했다.
다만 그는 부작용에 대한 대비도 당부했다. 긱(Gig) 경제에 따른 대안적 고용관계가 미칠 영향을 연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긱 경제는 어딘가에 고용돼 있지 않고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일을 하는 '임시직 경제'를 뜻한다.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급증하는 경제 형태다.
한편 한국IT리더스포럼은 이날 감사패 전달식을 열었다. 정용환 포럼 부회장이 수상했다. 윤동윤 한국IT리더스포럼 회장은 “공유경제를 두고 기존 산업 저항이 격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 못지않게 공유경제가 잘 시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