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가 발포주 시장 진출 계획을 접고 신제품 출시를 통해 맥주 사업을 강화한다. 하이트진로에 이어 오비맥주가 발포주 신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에 나섰지만 맥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부진을 탈피하기로 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지난 14일 각 지역 본부장급 이상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발포주 신제품 출시 계획을 보류하고 맥주 신제품을 출시하기로 확정했다'고 알렸다. 각 지역 본부장은 이를 바탕으로 지역 지점장 회의 등에서 이같은 내용을 전달 및 공유했고 향후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롯데주류의 발포주 시장 진출에 대한 각종 추측이 난무했지만 롯데주류가 내부적으로 이를 공식 부인한 것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발포주가 가성비를 앞세워 급성장했지만 전체 맥주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것이 아닌 기존 시장을 잠식하는 카니발리제이션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다양한 검토 끝에 발포주 시장 진출이 아닌 맥주 사업을 강화하는 것으로 경영진이 판단했다”고 말했다.
롯데주류의 출시 보류로 국내 발포주 시장은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와 오비맥주의 '필굿' 양강 체제가 구축될 전망이다. 현재 발포주 시장은 2017년 4월 출시된 필라이트가 '1만원 12캔'이라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필굿은 이달 중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입점하며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필굿은 현재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CU 일부 점포에 입점됐으며 판매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롯데주류가 발포주 출시를 보류하며 맥주 사업 강화에 나선 만큼 예고된 신제품에 관심이 모아진다. 2014년 4월 '클라우드' 2016년 7월 '클라우드 마일드', 2017년 6월 '피츠 수퍼클리어' 이후 롯데주류가 내놓는 4번째 맥주 신제품이다.
전혀 새로운 브랜드 맥주를 출시하는 것과 '클라우드 마일드' 같은 클라우드 후속 시리즈를 내놓는 두가지 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 라이트'가 제품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클라우드 후속이 아닌 새로운 브랜드로 출시될 경우 롯데주류는 3개의 맥주 브랜드를 보유하게 돼 마케팅과 영업활동 등에 일부 혼선도 우려된다. 특히 신제품 출시로 인한 마케팅비 등 판관비 지출이 늘어날 수 있다.
롯데주류의 이같은 행보는 김태환 대표 취임 이후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 대표는 맥주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김 대표는 해당 조직개편에서 맥주 사업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맥주부문을 신설하고 팀을 세분화 했다.
기존 클라우드 마케팅팀과 피츠 마케팅팀으로 나뉘어져 있던 맥주 마케팅 조직을 국내맥주마케팅팀으로 일원화하고 맥주 전담 영업 조직을 편성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