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에서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인 스타트업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가 세계 4위 유니콘 기업 배출국으로 올라서는데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스타트업 인디아' 같은 정책과 '친창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전경련(회장 허창수)은 오는 21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 방한을 계기로 인도의 스타트업 관련 정책과 대표적 유니콘 기업 사례를 소개하면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밝혔다.
글로벌 시장정보업체 CB 인사이츠에 따르면 이달 기준 세계 유니콘 기업 총 326개 중 인도 기업은 13개로 미국, 중국, 영국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6개로 6위에 해당한다. 차세대 유망 유니콘 기업 50개사 중에서는 5개가 인도 기업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반면에 한국 기업은 한 곳도 포함되지 못했다.
CB 인사이츠는 “2015년 선정된 차세대 유니콘 기업 50개 중 약 절반이 실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통상적으로 스타트업 실패율이 90%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세대 유니콘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전경련은 인도의 대표적 유니콘 기업 성공사례로 △페이티엠(PayTM) △오요(Oyo) △우단(Udaan) 세 곳을 꼽았다. 페이티엠은 전자상거래 결제 시스템과 전자지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2010년 설립됐고 기업가치 100억달러에 달한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직접 투자(3억달러)한 인도 유일의 스타트업이다.
2011년 설립된 오요는 저렴한 가격에 표준화된 객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 체인으로 현재 중국, 영국 등 8개국 500여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다. 우단은 2016년 설립 후 최단 기간에 유니콘 클럽에 가입하며 '인도 B2B(기업 간 거래)계의 아마존'으로 불린다.
전경련은 이처럼 인도의 스타트업이 성장한 데는 모디 정부의 노력이 있었다고 분석하면서 대표적 사례로 '스타트업 인디아' 정책을 언급했다. 지난해 말 기준 14만6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등록된 스타트업 인디아 프로그램은 3년간 법인세 면제, 특허등록세 80% 감면, 22개 신규 인큐베이터 설립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전경련은 인도가 지방정부 간 경쟁체제를 도입, 주(州)별 스타트업 환경을 평가하고 순위를 매기며 더 나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봤다. 그 결과 현재 36개 중 30개 지역이 스타트업 환경평가에 참여하는 등 창업환경 조성에 전국적인 관심이 고조되는 성과를 이룬 것으로 분석했다.
엄치성 전경련 상무는 “인도의 스타트업 인디아처럼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규제개혁 등의 관련 정책이 일관되고 적극 시행돼야 한다”며 “신남방정책 일환으로 한국과 인도 간 IT분야에서 협력할 기회를 적극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