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동차 업계는 유례없이 많은 신차를 내수 시장에 출시한다. 산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내수시장이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내수시장이 국산차 부진, 수입차 소폭 성장으로 지난해보다 2만가량 줄어든 179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 국산차 15종, 수입차 80여종 등 총 90여종에 달하는 신차 출시가 예고되면서 시장규모에 대한 전망도 달라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초 전망보다 많은 180만대 이상 규모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신차로 먹고 산다”라는 말처럼 다양한 신차로 당초 목표를 초과달성한다는 방침이다.
◇'간판 모델' 앞세워 내수신장 노리는 국산차 업계
국산차 맏형인 현대자동차는 오는 3월 8세대 쏘나타(프로젝트명 DN8)를 앞세운다. 신형 쏘나타는 차세대 파워트레인(동력계통), 플랫폼이 모두 적용되는 첫 번째 모델이다. 현대차 대표모델이지만, 지난해에는 6만5800여대 판매에 그치면서 부진했다. 하지만 신형 쏘나타는 다시 '10만대 판매' 달성을 목표로, 과거 영광을 되찾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그랜저,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과 내수 시장에서 성장을 꾀한다. 또 지금까지 없었던 엔트리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새롭게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레저용차량(RV) 라인업을 강화한다. 지난달 출시한 신형 쏘울(EV 포함)을 비롯해 완전 새로운 차량인 SP2를 상반기에 출시한다. 하반기에는 대형 SUV 모하비의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을 출시한다. 기아차는 준대형 세단 K7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출시해 '그랜저' 아성에 도전한다.
제네시스는 올해 신형 G80(프로젝트명 RG3)과 GV80 등 굵직한 신차를 내놓는다. 신형 G80은 새로운 대형 플랫폼,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등 독일 준대형 세단과 경쟁한다. GV80은 제네시스 첫 번째 SUV로,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안착을 주도할 예정이다.
쌍용자동차는 간판 모델인 '코란도“ 신모델을 출시한다. 신형 코란도는 동급 최고 수준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551리터에 달하는 적재공간 등이 강점이다. 연초에는 적재공간을 늘려 실용성과 디자인을 모두 강화한 국산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을 출시했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SUV와 화물차의 장점을 고루 갖춰 일반과 법인 소비자 모두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지엠은 올해 대형 SUV '트래버스',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출시할 계획이다. 트래버스는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더 큰 차체와 힘 있는 파워트레인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콜로라도는 미국 정통 픽업트럭을 앞세워 렉스턴 스포츠 독주에 제동을 걸 계획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마스터 버스'를 출시한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 '스타렉스'보다 크고, '쏠라티'보다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친환경·SUV·고성능' 다양성 앞세운 수입차 27만대 이상 노린다
수입차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디젤게이트' 파동이 있었던 2016년을 제외하면 매년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BMW 화재사태'에도 불구하고 26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올해는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인 국제표준시험방법(WLTP) 시행으로 인증이 미뤄졌던 차량을 비롯해 80여종의 신차가 출시된다. 업계에서는 최소 27만대, 최대 30만대까지 성장을 전망했다.
지난해 7만대 판매를 돌파한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20여종의 신차를 출시한다. 주요 신차는 첫 순수 전기차 'EQC'를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4종, 신차 9종, 부분변경 모델 6종 등이다. 소형차 'A클래스', 프리미엄 중형 SUV 'GLE', 스포츠카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까지 제품군을 확대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힌다. AMG GT 4도어 쿠페는 정지 상태에서 3.2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하는 주행성능과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포르쉐 '파나메라'와 경쟁한다.
BMW는 대표 베스트셀링 모델인 3시리즈를 포함, 모두 17종의 신차를 연내 선보인다. 7세대 모델인 신형 3시리즈는 고급스러운 실내와 강력한 주행성능을 앞세운다. 또 X5, X7 등 새로운 SUV와 X3M, X4M 등 고성능 SUV도 출시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화재사태로 인한 판매부진을 만회하고, 6만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한다.
아우디는 소형 SUV 'Q2'를 비롯해 'Q5'와 신형 'A6', 'A7', 'A8', 전기차 'e-트론' 등을 포함해 13종의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구형 A6 판매재개로 국내 시장에 복귀한데 이어, 올해는 다양한 신차로 수입차 3위 탈환을 목표한다. 폭스바겐은 신형 투아렉을 출시할 예정이다.
볼보는 올해 신형 S60, 크로스컨트리 V60을 출시한다. 중형 모듈형 플랫폼 'SPA'를 동일하게 이용하는 두 모델을 앞세워 연간 1만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푸조·시트로엥은 올해 중위권 수입차 중 가장 많은 신차를 출시한다. 최근 선보인 신형 푸조 508을 비롯해 DS7, DS3 크로스백, C3 에어크로스, C5 에어크로스 등 총 5종이다.
이 밖에도 토요타 '프리우스 AWD-e', 라브4 하이브리드, 렉서스 소형 SUV 'UX', 포드 '익스플로러', 링컨 '에비에이터', 캐딜락 'XT6' 등 수십종의 신차가 국내 무대 등장을 준비 중이다.
출처=한국자동차산업협회, 현대자동차 글로벌경영연구소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