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행정 컨트롤타워 전면에 기초연구 분야 여성 연구자가 배치되면서 시너지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차관급)에 이공주 이화여대 약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으로는 문미옥 전 과기보좌관이 지난해 12월 부임했다. 청와대 과기보좌관, 과기정통부 1차관으로 이어지는 과기 행정 라인이 이례적으로 여성으로 채워졌다. 기초연구 분야 과학자 출신이라는 접점도 갖고 있다.
정부는 기초연구진흥 기본방향, (제4차 기초연구진흥종합계획, 2018∼2022)을 통해 기초연구 정책방향을 '연구자 중심, 국민 중심'으로 혁신한다는 목표를 분명히했다.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 분야에서도 과학자가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국가 연구개발(R&D) 시스템 혁신 등 세부 과제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학생, 여성 연구자 처우 개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보좌관, 문 차관은 이런 측면에서 강점이 분명하다.
이 보좌관은 1세대 여성 과학자다. 생화학, 프로테오믹스(단백질학) 분야 권위자다. KAIST에서 생물공학 석사학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대 대학원장, 세계여성과학기술인네트워크(INWES) 회장을 지낸 뒤 이화여대 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 차관은 포스텍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물리 및 응용물리사업단 연구교수로 근무한 뒤 이화여대 WISE거점센터 연구교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기획정책실장을 지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2017년 의원직을 사퇴하고 과기보좌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 보좌관은 평생 기초연구 분야에 종사하면서 관련 생태계를 이해하고 개선점을 파악했다. 문 차관은 이 보좌관 보다 연구경력은 짧지만 국회, 청와대를 거치며 경험을 쌓았다. 청와대가 과기분야 현안을 조율하고 과기정통부가 이를 현장에 안착시키는 역할을 추진하기에 적합한 조합이다.
과기정통부 고위관계자는 “대외 활동측면에서 이 보좌관, 문 차관은 정반대 스타일이지만 오히려 협력 시너지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인사가 모두 기초연구 분야 출신이어서 다양성 측면에서 아쉽다는 시선도 있다. 과기계 관계자는 “현 청와대 구조를 감안하면 과기보좌관이 혁신성장 분야에서 뚜렷한 색깔을 내야 하는데 관련 분야 경험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청와대, 과기정통부 협력이 절실히 요구 된다”고 말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