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인간 자기감각 규명...'나침반 없이 북쪽 알 수 있어'

채권석 경북대 교수팀 연구

사람도 감각만으로 북쪽 방향을 찾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체내 혈당 변화와 눈 망막에서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이 이런 '자기감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채권석 경북대 생물교육과 교수팀이 사람에게 자기감각이 존재하고, 눈이 주요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사람 자기감각 나침반 실험 조건과 결과
사람 자기감각 나침반 실험 조건과 결과

지구상에 50여 종 동물은 자기장을 느끼고 활용한다. 예를 들어 철새는 자기감각으로 이동 경로를 잡고, 개미도 이를 통해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파악한다. 반면에 사람은 자기감각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연구팀은 그동안 인식이 잘못됐다고 반박한다. 피험자를 회전의자에 앉혀 무작위 회전을 시키면서 지구자기장 북쪽인 '자북'을 찾게 한 결과, 일부 피험자가 특정 조건에서 이에 성공했다. 공복상태를 유지하다가 초콜릿 과자를 먹고 갑자기 혈당이 상승하는 경우 방향 감지 성공률이 높아졌다. 특히 남성의 경우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또 눈 망막에 나타나는 '크립토크롬 단백질'이 자기감각이 근원일 것으로 예측했다. 크립토크롬은 생명체에 작용하는 자기감각 나침반 중 하나다. 파란색 빛을 흡수할 때 나침반 특성을 나타낸다.

실제로 피험자 눈을 안대로 가리거나 파란색을 제외한 빛에 노출됐을 때 자북을 잘 감지하지 못했다.

채권석 교수는 “이번 연구로 사람에 자기감각이 존재한다는 것이 눈이 감각 기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앞으로 심층 연구로 자기감각과 정신활동의 상호작용을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