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와 11번가 협력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온라인 판매를 촉진할 신호탄이다. 완성차 업계는 그동안 딜러사를 비롯한 오프라인 영업망 반발, 새로운 판매채널의 불확실한 수요 때문에 온라인 판매를 주저했다. 쌍용차와 11번가 온라인 판매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면서 업계의 온라인 진입이 가속화될지 관심이다.
자동차 온라인 판매시대의 가장 큰 과제는 기존 오프라인 판매망과의 충돌을 회피해야 하는 점이다. 현대차는 미국에선 아마존을 통해 차량을 판매하지만 국내에선 기존 딜러 이외엔 다른 판매채널을 전혀 가동하지 못한다. 노조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11번가와 신차 판매에 나서면서 새 시도를 했지만 단기간내 온라인 차량 판매 시대가 확산되기 보다는 점진적인 확대를 예상한다”면서 “완성차 업체 대다수가 온라인 판매 욕구는 크지만 기존 채널과의 마찰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0조원 이상 규모를 형성한 e커머스는 자동차 온라인 판매를 반긴다. 도서, 의류 등을 배송하는 것으로 시작된 e커머스가 점차 대형가전, 생필품, 신선식품까지 오프라인 전유물로 여겨졌던 상품군으로 취급 영역을 확대해 간다. 소비자 신뢰도가 지속 상승하면서 매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전통 오프라인 유통을 위협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가 e커머스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온라인 자동차 판매는 오프라인과 비교해 판촉비, 인건비 등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천만명 회원을 보유한 오픈마켓 등을 통하면 단기간에 많은 고객에게 제품을 소개할 수 있다. 영업이나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
그소형 전기차 전문 중소기업이 온라인을 주요 모객 창구로 활용했던 이유다. '다니고'를 제작한 대창모터스는 티몬에서 차량을 판매했다. 대기업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크게 부족한 오프라인 영업망 약점을 온라인으로 보완했다. 미국 테슬라도 온라인 판매를 고집하며 인지도와 업계 위상을 키웠다.
소비자로서는 직접 매장을 찾아 방문하는 수고 없이 스마트폰으로 차종과 옵션, 가격, 서비스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 대비 감소한 비용이 판매 가격에 반영되면 한층 저렴하게 신차를 구매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와 손을 잡는 e커머스 업체는 지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목적형 구매 성향이 높은 자동차로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 상품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신차 판매가격이 수천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업계 지표로 활용되는 거래액을 극대화하는 데도 유리하다.
e커머스와 손잡은 온라인 판매를 비롯해 완성차와 이종(異種) 업계 협력은 다양화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정보기술(IT)을 집약한 모델이 속속 등장하면서 스마트폰과 함께 최신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는 양대 축으로 자리를 굳혔기 때문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는 물론 소프트웨어(SW), 이동통신, 엔터테인먼트 등과의 합종연횡이 지속될 전망이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