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업융합분야 규제 샌드박스 2호로 전력데이터 민간 활용을 돕는 공유센터 구축을 허용했다. 에너지 분야 상품·서비스 거래를 중개하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도 승인했다. 에너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신사업과 상품·서비스 거래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서울 한국기술센터에서 제2차 산업융합규제특례심의회를 개최하고, 전력 데이터 공유센터 구축, 수동휠체어 전동보조키트 등 5건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산업부는 지난 11일 도심지역 수소충전소 등 4개 안건을 규제 샌드박스 1호로 허용한 지 약 보름 만에 다시 5건을 심의·의결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하는 제도다. 정부는 기존에 규정에 막혀 있던 사업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일단 허용하고 사후 관련 규제를 한다. 신기술·서비스 사업 활성화가 목적이다.
이날 심의회는 규제 샌드박스 2호로 △전력데이터 공유센터 구축(한국전력공사) △수동휠체어 전동보조키트(알에스케어서비스) △중앙집중식 자동산소공급장치(엔에프) △전력·에너지 마켓 플레이스(한국전력공사) △프로바이오틱스 화장품(정랩코스메틱)에 대해 제품 출시 및 사업을 허용했다.
우선 전력데이터를 민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전의 '전력데이터 공유센터 구축'에 대해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한전은 전력데이터 공유센터에서 비식별정보로 가공한 전력데이터를 민간 신청자가 활용하도록 제공한다. 전력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다수 구축될 전망이다. 상가지구의 일·월별 전력사용량과 주변거리 유동인구 데이터를 결합해 프랜차이즈 입점 판단에 활용하는 식이다.
한전의 '에너지 마켓 플레이스' 사업도 허용했다. 에너지 마켓 플레이스는 에너지 관련 기업이 다양한 에너지 상품·서비스를 판매하고, 고객은 등록된 상품을 검색·구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한전은 지난해 8월부터 에너지 마켓 플레이스 베타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올해 안에 정식서비스가 나올 예정이다. 전력 수요관리와 에너지효율 개선에 기여하는 에너지 관련 데이터·애플리케이션(앱)이 다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심의회는 수동 체어 앞부분에 전동킥보드 앞부분처럼 생긴 전동보조장치를 장착한 '수동식 휠체어 전동보조키트'에 대해 2년간 실증 특례를 부여했다. 또 엔에프의 '중앙집중식 산소발생 시스템'에서 생성하는 산소에 대해 의약품-의료기기 복합인증을 통해 정식 허가했다. 정랩코스메틱의 프로바이오틱스 원료 화장품 출시도 허용했다.
정부는 2호 규제 샌드박스 대상을 정하면서 대상 품목과 사업 허용 방식을 대폭 확대했다. 지난 11일 4개 안건에 대해 규제특례를 부여한 지 약 보름 만에 5건을 추가 심의·의결했다. 특히 △중앙집중식 산소발생 시스템 △에너지 마켓 플레이스 △프로바이오틱스 원료 화장품 3개 안건에 대해서는 각각 의약품-의료기기 복합인증 제도를 활용한 정식허가 부여, 유권해석을 통한 사업진행 허용, 규제 없음 확인 등 새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심의회 의결 안건에 대해 전문가의 법적·기술적 검토를 거쳐 관계부처 협의, 전문위원회 논의, 규제특례심의위원회 상정 등 절차를 조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또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적극적인 법령 해석으로 예외사항만 금지하는 '네거티브 규제' 환경을 만든다는 목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현재까지 규제 샌드박스 신청 50여건에, 문의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앞으로 신속한 제도 개선을 통해 모든 기업이 규제 혁신 효과를 누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존 법령 체계를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