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기업의 상장이 다음달부터 본격화한다. 자산규모 4조원이 넘는 초대형 공모리츠인 '홈플러스 리츠(RTITs)', 현대차그룹의 시스템 통합(SI) 업체 현대오토에버 등이 연이어 다음달 코스피 시장 문을 두드린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상장 추진 기업의 성과에 따라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흥행 여부 역시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리테일투자운용은 '한국리테일 홈플러스 제1호 위탁관리 부동산 투자회사'(이하 홈플러스 리츠)가 다음달 2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고 27일 밝혔다. 한국리테일투자운용은 홈플러스 리츠를 운용하는 자산관리회사다.
리츠는 부동산을 자산으로 하는 펀드 일종이다. 여타 공모펀드와 달리 상장 시장에서 손쉽게 거래 가능하다. 홈플러스 리츠는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가 소유한 대형마트 81개점 가운데 51개점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다. 임대료 등으로 나온 수익을 매년 배당한다. 국내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처음 등장하는 첫 대규모 리츠다. 부동산 규모만 4조3000억원에 이른다.
홈플러스 리츠는 코스피 상장으로 최대 1조7300억원을 공모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상장한 신한알파리츠(1140억원), 이리츠코크랩(790억원) 등을 10배 이상 웃도는 초대형 공모다. 2017년 넷마블 이후 최대 규모다. 다음달 13일까지 수요 예측, 18~20일 청약을 거쳐 29일 상장한다.
구영우 한국리테일투자운용 대표는 ”유사 글로벌 상장 리츠 대비 홈플러스 리츠가 최상의 투자 경쟁력을 갖췄다”며 “글로벌리츠지수에도 편입이 가능해 유동성이 풍부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도 다음달 28일 코스피에 입성한다. 주당 4만~4만4000원으로 총 351만주를 공모한다. 총 공모예정 금액은 최대 1500억원으로 상장 이후 시가총액은 924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달 13~14일 수요 예측, 19~20일 청약에 나선다.
지난해 공모 부진으로 상장을 연기한 휴대폰용 전자부품 업체 드림텍은 다음달 코스피 상장에 재도전한다.
코스닥 시장 역시 미래에셋그룹의 벤처캐피털(VC) 계열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대어급 상장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이미 이날부터 수요 예측에 들어갔다. 다음달 7~8일 공모청약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이후 상장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 최대 공모 규모는 약 200억원이다.
대규모 상장이 이어지는 주된 이유는 앞서 상장한 코스닥 기업의 공모 성과가 기대 이상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들어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5개사(웹케시·노랑풍선·이노테라피·천보·셀리드)는 일제히 청약 흥행에 성공했다. 5개사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754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첫 IPO 주자인 웹케시는 청약경쟁률 1071대 1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IPO 시장이 숨죽였던 반면 올해는 웹케시를 시작으로 지난해 상장을 연기했던 업체도 다시 움직임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3월 IPO 흥행 여부에 따라 나머지 상장을 준비하는 대어급 기업도 속속 후속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표> 공모 추진 기업 주요 일정
자료:업계 취합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