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무실 없이 커피숍이나 기타 공공장소에서 노트북만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을 가리켜 코피스족(Coffee와 office의 합성어)이라고도 하는데, 특히 스타트업에서 이러한 모습이 흔히 목격된다. 그러다 일정 시점이 되면 사무실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한다. 즉, 창업 초 일정 시점이 되면 결정해야 할 내용 중 하나가 회사 사무실을 어디에 두느냐이다. 물론 창업 초기 비용을 가능하면 줄인다는 차원에서 학교 내 창업 지원 공간을 활용하거나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창업 공간 등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자신들만의 아지트를 꿈꾸며 가장 맘에 드는 사무실 공간을 찾고자 하는 창업가도 많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방법 중에서 어떤 방법이 절대적으로 옳다고는 말할 수 없다. 오히려 각각의 장단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그 속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먼저 자신들에게 가장 적합한 사무실 공간을 찾는 경우,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 여기서 말하는 비용에는 단순히 금전적인 비용뿐만 아니라 사무실을 알아보고 다니는 데 투여한 시간 등 모든 기회비용을 포함한다. 사실 창업 초에는 그 어느 때보다 결정할 것이 많은데 사무실 공간 확보에 불필요하게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아직까지 자신의 업종에 대한 명확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정작 필요한 형태의 사무공간은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형태의 사무실을 임대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별도의 사무실 없이 여러 창업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공간에 입주하는 경우도 많다. 창업지원센터는 무상으로 입주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일반적인 사무실보다 임대료가 저렴해 스타트업의 첫 보금자리로 환영받고 있다. 특히 사무실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일반적인 집기 중에서 기본적인 집기마저 제공해 주는 창업지원센터도 많다. 입주한 뒤 일정 기간 동안 인터넷 요금과 전화요금을 지원해 주는 곳도 있다.
뿐만 아니라 창업지원센터는 스타트업 기업을 위한 마케팅, 수출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 주는 경우도 있다. 해당 분야의 명망 있는 석학을 초대해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한다. 창업 초 사내 연수 내지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창업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이러한 프로그램에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는 기업인도 많다.
최근 들어 이러한 창업지원센터 설립은 더욱 활성화돼 현재 대략 300곳 이상의 창업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각각의 창업지원센터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다. 특정 창업지원센터의 경우에는 IT 기업들이 집적돼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창업지원센터의 경우 문화, 예술 분야의 기업이 함께 모여 있는 경우가 있다. 창업 초기 다양한 정보가 중요한 상황에서 유사 업종의 사람들과 비슷한 공간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신규 정보를 얻을 수 있음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창업지원센터의 경우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즉, 지방을 중심으로 창업 환경을 구축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창업지원센터를 찾기는 아직까지 어려운 상황이다. 지방의 경우에는 해당 지역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 가운데 그나마 기초적인 인프라가 완비돼 있는 곳이 많다. 반드시 해당 학교 출신만 입주가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곳을 먼저 방문해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박정호 KDI 전문연구원 aijen@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