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금융권, 블록체인 업계가 손잡은 87억원 규모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블록체인 기술을 기부, 중고차 서비스 플랫폼뿐 아니라 금융, 통신, 교육 분야에 다양하게 적용하기 위해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과기정통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올해 처음 블록체인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블록체인 발전 전략의 일환으로, 민간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과 조기 상용화를 지원한다.
앞서 과기부는 지난해 12월 6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자유공모를 진행, 24개 컨소시엄(80개 기업) 중 3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기술 협상을 거쳐 3월 중순 협약을 체결한다. 민간에서 42억원을 투자하고 정부가 45억원(한 사업당 15억원)을 보태 총 87억원 규모로 시작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탈중앙화 기부 플랫폼 △블록체인 기반 중고차 서비스 플랫폼 개발 △블록체인 ID·인증 네트워크 기반 금융, 통신, 교육 분야 서비스 개발 총 세 가지로 구성된다.
탈중앙화 기부 플랫폼은 이포넷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두나무와 이노블록, 어린이재단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 그간 기부 단체 자금운용 및 기부내역 투명성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점을 블록체인으로 해결한다. 블록체인은 '분산원장'이라는 특징 때문에 데이터 위·변조가 불가능한 점을 활용한다. 어린이재단이 올해 말 기부 플랫폼으로 기부 캠페인을 시범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오토에버 주관 블록체인 기반 중고차 서비스로는 정보 비대칭성에 따른 중고차 거래 관련 피해를 예방한다. 블로코,에이비씨솔루션, 현대글로비스 등이 참여한다. 중고차 매입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주요 이력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올해 온라인 거래중계 플랫폼을 구축, 시범 운영한다.
블록체인 ID와 인증을 확산시킬 사업도 눈길을 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SK플래닛, 하나은행, 우리은행, 코스콤, 코인플러그, 해치랩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서 추진한다.
올해 블록체인 ID·인증 기반 금융, 통신, 교육 분야 서비스를 각각 개시한다. 금융 분야에서는 스타트업 투자에 필요한 검증 과정에서 블록체인 ID·인증을 활용한다. 스타트업의 벤처 인증, 사업자등록증을 플랫폼에 올려 위·변조를 방지하고 실시간으로 검증하게 된다. 통신 분야에서는 모바일 신분증을, 교육 분야에서는 대학·협단체 제증명 서비스를 개시한다. 올해 안으로 대학교 3곳을 선정하고 제증명 발행 서비스를 시범 실시할 예정이다.
김정원 과기정통부 인터넷융합정책관은 “우리나라 블록체인 기술과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간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정부는 기술·인력·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통한 마중물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