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좋은 사업 아이템이지만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대영채비는 반 발짝 앞선 타이밍으로 시장에 진출한 덕분에 성장 물살을 탈 수 있었습니다.”
정민교 대영채비 대표는 '타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독보 기술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적절한 시점에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면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대영채비는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 분야 선도기업이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부터 예약, 포인트 결제, 로밍, 신용카드 제휴, 관제, 운영까지 토털서비스를 제공한다.
정 대표는 대영채비도 절묘한 타이밍에 시장에 진출해 급성장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대영채비는 2016년 6월 창업, 그해 1억70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을 이듬해인 2017년에 곧바로 111억원으로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에는 234억원 매출을 올리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고, 올해는 500억원 매출에 도전한다.
전기차 충전시장 폭증이 대영채비 성장을 도왔다. 올해 전기차 충전시장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올해에만 2200기가 넘는 전기차 급속충전기가 깔릴 예정이다. 연말이면 전국에 설치되는 급속충전기수는 총 1만1700개로 늘어난다. 주유소의 절반이 넘는 숫자다.
정 대표는 “국내 시장 수요에 발맞춰 급속충전기 월 500대, 완속충전기 월 3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갖췄다”면서 “2016년부터 지금까지 전기차 완·급속충전기 6200대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 같은 국내시장에서의 성공과 신기술 개발을 발판으로 올해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미국, 유럽, 멕시코, 브라질, 동남아 등지가 주요 타깃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CES에 출품해 해외 전기차 충전인프라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면서 “해외 기업들과 주문자상표부착(OEM)이나 협업진출, 직접 수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시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영채비는 사용자 편의기반 글로벌 산업표준(OCPP) 전기차중전기 정보시스템과 해외규격인 OCPP기반 정보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 정상작동여부, 고장부위 파악, 사용중 등 상태정보를 웹이나 앱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다. 최근에는 독일 자동차업체와 OCPP기반 전기차충전기 실증테스트도 실시했다.
정 대표는 “최근 대기업이 부지와 자본을 앞세워 중소기업 시장에 뛰어들려 하고 있지만 충전인프라 분야는 기술개발과 시장이 워낙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속도가 빠른 중소기업 경쟁력이 더 강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전기차 충전산업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있어 중소기업간 기술경쟁 환경이 잘 형성돼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시장에 대기업이 들어오면 하청형태로 변질돼 예산낭비와 업무 중복 등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