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진 주춤했던 VC상장 행렬, 미래에셋벤처투자 물꼬 틀까

주가 부진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벤처캐피털(VC) 상장 행렬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수요예측에서 눈높이 맞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뒤이어 상장을 추진하던 VC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의 VC 계열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코스닥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범위(3700~4500원) 내에 해당하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청약 기간인 7~8일 이전에 공모가를 확정해 1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달리 고유계정 직접투자를 통한 수익 극대화를 핵심 전략으로 하는 VC다. 여타 VC와 달리 소규모 펀드를 다수 운용하는 전략으로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김응섭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는 “그간 쌓아온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프라이빗에쿼티(PE) 사업 본격화, 해외 투자 확대 등에 속도를 높이겠다”며 “내년까지 운용자산(AUM) 1조원, 2022년에는 영업이익 5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기대 수준의 공모 성과를 받아들면서 관망세를 보이던 VC도 속속 상장 절차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벤처투자업계의 상장 관망세는 지난해말 아주IB투자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받아든 영향이 컸다. 운용자산 규모가 1조4000억원에 이르는 중견급 VC인 아주IB투자가 희망공모가 이하 성적표를 받아들자, 그간 이어졌던 VC 상장 행렬에도 제동이 걸렸다.

여타 VC의 상장 이후 주가 흐름도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03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VC 흥행 포문을 열었던 린드먼아시아 주가는 지난해말 공모가(6500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SV인베스트먼트, 나우아이비캐피탈 역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창투사 수익 구조 상 운용보수 또는 성과보수가 대부분인데 펀드 청산으로 인한 수익 등과는 무관하게 코스닥벤처펀드 등으로 지나치게 거품이 끼었던 결과”라며 “어느 정도 적정 가치가 정해진 만큼 여타 VC도 움직임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B네트워크, 네오플럭스 등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통과한 VC도 다음달 공모 절차 시행 여부를 조만간 확정할 방침이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모청약 등의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시장 추이 등을 살펴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