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오프라인 유통 공룡 신세계와 롯데가 이 달부터 온라인쇼핑 사업을 본격화한다. e커머스 전문 조직을 구축해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는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축적한 유통 노하우를 온라인·모바일과 접목해 최적의 시너지를 기대한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그룹 온라인 전체 거래액 규모는 8조5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7조원에서 1조5000억원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10조원대 이베이코리아, 9조원대 쿠팡과 11번가에 이어 국내 e커머스 빅4를 형성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면 올해 사상 최초로 연 거래액 1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롯데는 지난해 8월 롯데쇼핑에 'e커머스 사업본부'를 설립했다. 온라인쇼핑을 새로운 성장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전초기지다. 이 달 말 첫 번째 전략 사업인 '투게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이며 본격적 온라인 확보에 시동을 건다.
투게더 앱은 로그인 한 번으로 롯데 유통 7개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한 계열사 앱에 로그인하면 다른 6개 계열사 앱도 이용할 수 있다. 앱 간 이동이 아닌 화면 전환 기능으로 서비스 접근성을 높인다.
투게더 앱은 '출처별 검색'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정 몰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동일 키워드로 다른 6개몰에 몇 개 상품이 있는지를 안내한다. 이용자는 더 많은 상품 정보를 보유한 계열사 서비스로 이동해 간편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롯데 e커머스 사업본부는 오는 2020년 앱 하나로 모든 온라인몰을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쇼핑 플랫폼 '롯데 원 앱(가칭)'을 론칭할 예정이다. 투게더 앱은 고객 이용 정보를 비롯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프로토 버전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 원 앱에는 현재 집중 개발중인 '보이스커머스' 핵심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라면서 “국내 최다 멤버스 회원과 오프라인 채널을 운영한 역량을 바탕으로 e커머스 사업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신세계는 지난 1일 온라인 신설법인 '에스에스지닷컴'을 공식 출범시켰다. 올해 온라인 거래액 목표는 작년 대비 29.1% 늘어난 3조1000억원이다. 매년 두자리 수 성장을 지속해 오는 2023년 거래액 10조원을 달성, 초대형 e커머스 사업자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에스에스지닷컴은 온라인쇼핑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첫 작업으로 물류 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는다. 온라인 전체 주문량에서 약 80%를 점하는 수도권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올 하반기 보정(NE.O 001), 김포(NE.O 002)에 이은 세 번째 온라인 전용 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유통 공룡의 가세로 지난해 처음 100조원을 넘어선 국내 e커머스 시장은 올해 또 한 번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할 전망이다. 공산품으로 시작된 e커머스 취급 영역이 신선식품, 여행 등 무형서비스로 확대되면서 롯데, 신세계를 비롯한 오프라인 업종 러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111조8939억원이다. 업계는 올해 e커머스 시장을 최소 130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