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의 협상 결렬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북미 양측이 새 정상회담을 약속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양국 정상이 “두 나라 사이에 수십여년간 지속된 불신과 적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해나가는 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양측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역사적인 노정에서 괄목할만한 전진이 이루어졌다는 데 대하여 높이 평가했다”며 “이를 토대로 북미 관계개선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는 데서 나서는 실천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건설적이고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을 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지난해 6·12 제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양측이 도출한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현재 단계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놓고 서로의 입장을 듣고, 실천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통신은 “두 나라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위하여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협상이 결렬된 것에 대한 언급은 일체 없었다.
하지만 북한 보도에 앞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하노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대미비난 목소리와 함께 향후 북미 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리 외무상은 기자 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과 달리 북측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라 일부 해제를 요구했다며 “현 단계에서 우리가 제안한 것보다 더 좋은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인지는 이 자리에서 말하기 힘들다. 이런 기회마저 다시 오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부상도 “다음번 회담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