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CJ, 국가 전기차 충전사업자에 도전

삼성과 CJ가 올해 국가 전기차 충전 사업자 선정에 도전장을 냈다.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국가 사업자 자격을 통해 향후 독자적인 사업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국가 사업자가 되면 충전기 구축에 필요한 모든 자금과 공용 서비스망 접근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일각에선 국내 유력 대기업까지 한정된 국가 예산에 의존해 사업을 한다는 부정적 의견도 제기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마감한 '환경부 전기차 충전서비스 사업자 공모'에 삼성에스원·CJ헬로비전·차지인이 속한 포스코ICT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여기에 KT와 지엔텔, 한충전, 에버온 등 기존의 사업자와 피앤이시스템-씨어스, 이카플러그-한유에너지, 클릭일렉스, 지방 건설사 등 12개 사업체가 공모에 응했다.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주차장. 이 충전기는 환경부가 선정한 충전 사업자가 설치해 운영 중이다. 170cm 높이에 설치돼 있어 성인 남성조차도 정상적인 사용이 어렵다.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주차장. 이 충전기는 환경부가 선정한 충전 사업자가 설치해 운영 중이다. 170cm 높이에 설치돼 있어 성인 남성조차도 정상적인 사용이 어렵다.

환경부는 올해 8개 충전 사업자를 운영할 방침으로 기존 8개 사업자 중에서 사업 수행 기간이 2년 넘은 5개 사업자를 재선정한다. 중간 평가를 받은 2년차 사업자 3곳을 제외하면 5개 자리를 놓고 9개 업체가 선정 경쟁을 벌이게 됐다.

국가 충전 사업자에 선정되면 전국 공용 충전인프라 구축 시 충전기(완속·공용) 당 320만원을 지원받고, 환경부가 전국에 구축해 운영하는 충전인프라(급속) 등 정부 정보망과도 연계해 각종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

올해 사업 공모에는 대기업군과 충전기 제조사들 참여가 눈에 띈다. 삼성에스원과 CJ헬로비전, 대유에너지 등 대기업이 단독 참여가 아닌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전국의 시설 관리 및 공사·유지보수 경쟁력을 앞세워 충전인프라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에서다.

포스코ICT 컨소시엄은 개별 사업자 별로 브랜드나 관리·운영 서버, 서비스 모델을 따로 두지 않고, 하나의 브랜드로 단일 모델화에 충실하면서 서비스 다각화(사업장·아파트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업계가 우려했던 '1개 컨소시엄, 4개 독자 모델' 논란은 해소될 전망이다. 하지만 다수의 대기업이 정부 보조금 사업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체 한 대표는 “자체 예산이 충분한 대기업이 정부 예산 사업에 중소기업들과 같은 경쟁을 한다는 건 공정하지 못하다”며 “1개 컨소시엄에 3개의 대기업이 참여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 공모를 통해 기존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적과 사업 공정성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해 반영할 예정이다. 최종 사업자 선정은 이달 중순으로 예상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