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칼라 힐스'로 불리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달 28일 취임하면서 굵직한 통상 현안에 대한 대처가 주목된다.
유 본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협상에서 실무능력을 인정받았다.
유 본부장 앞에 닥친 현안도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와 노딜 브렉시트, 미·중 무역분쟁 등 수두룩하다.
산업부 내부에서는 올해 상반기 미국 무역법 232조에 대한 대응책이 가장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 제품이 미국 국가 안보를 해친다고 판단하면 수입을 제한하거나 최대 2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 5월부터 수입 자동차에 대한 조사를 벌이면서 수입산 자동차 관세 부과에 대한 긴장이 고조됐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부담하면 국내 자동차 업계 타격은 불가피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대미 완성차·부품 수출액은 240억 달러로 대미 총수출의 33.7%에 달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통상 관련) 여러 이슈가 있지만 자동차 분야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며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대한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달 29일 시행 예정인 브렉시트도 재빨리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이슈로 꼽힌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감행하면 세계 무역 불확실성이 더 높아진다. 특히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시행하면 우리나라도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다시 체결해야 한다.
여전히 안개 속에 있는 미중 무역분쟁도 산업부가 지속 감시해야 하는 통상 이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실무 협상을 최근 활발히 벌이지만 뚜렷한 합의점은 아직 찾지 못했다.
유 본부장이 능력을 다시 한 번 검증받을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 본부장은 1995년 통상산업부가 선발한 첫 여성 통상 전문가다. 한·미,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이끌었다. 이번 임명으로 산업부 첫 여성 차관급 공무원이 됐다.
산업부 다른 관계자는 “한미 FTA 문제는 정리됐지만 자동차 232조 이슈나 브렉시트 이슈, 미중관계 상황이 다 중요하다”며 “당장 해결하기보다는 상황을 계속 지켜보며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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