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삼성전자에 이어 SK매직과 손잡고 온라인 가전유통 시장을 공략한다.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대형가전을 배송·설치하는 '전문설치' 협력사를 늘리면서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로켓배송'으로 소매 유통가 물류경쟁에 불을 지핀 쿠팡은 온라인 가전양판시장에서 판도 변화를 꾀한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SK매직과 '전문설치' 서비스를 시작했다. 양사가 사전 협의한 판매 제품에 신속하고 전문적인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SK매직은 식기세척기를 쿠팡 전문설치 서비스 대상 품목으로 지정했다.
쿠팡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처음 전문설치 서비스를 선보였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무게와 부피 때문에 소비자가 직접 옮기거나 설치하기 어려운 대형가전이 주 대상이다. 이번에 SK매직과 협력하면서 주방가전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 쇼핑 경험을 확대하기 위해 SK매직과 전문설치를 진행하게 됐다”면서 “로켓배송처럼 빠르고 정확한 가전 배송·설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주문 상품을 빠르게 전달하는 '로켓배송' 개념을 대형가전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주로 소형 공산품 배송에 특화된 로켓배송은 설치 과정에 전문 지식이 필요한 대형가전은 취급하기 어려웠다. 쿠팡은 제조사와 협력해 전문 설치인력을 확보하는 형태로 배송 사각지대를 없앴다.
쿠팡 전문설치 상품을 구매하면 제조사 기사가 고객을 방문해 직접 제품을 설치하고 사용법을 안내한다. 판매자와 배송일을 별도 상의해야 하는 타 온라인 채널과 달리 주문 시 직접 원하는 날짜를 선택할 수 있다. 추가 비용 부담 없이 무료로 배송한다.
쿠팡은 앞으로 전문설치 대상을 계속 확대할 방침이다. 에어컨, 김치냉장고 등으로 상품 구색을 확대할 공산이 크다. 향후 인테리어, 가구 등도 취급할 수 있다. 구매 건 당 수백만원에 달하는 제품이 대부분인 것을 감안하면 e커머스 업계 평가지표인 거래액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쿠팡 전문설치 확대에 따라 가전양판업계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기존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같은 오프라인 유통점이 건제하다. 여기에 e커머스 활성화로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온라인·모바일에서 대형가전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틈을 타 온라인 전문 양판점이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온라인 채널 강화를 추진하는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프라이스킹은 쿠팡과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쿠팡 전문설치를 비롯해 e커머스와 가전 제조사 합종연횡도 늘어날 수 있다. e커머스는 그동안 취급하기 어려웠던 대형가전을 주요 상품군으로 편입시키며 추가 수익을 얻게 된다. 제조사는 수천만명 회원을 보유한 e커머스 채널을 발판으로 강력한 온라인 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