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을 맞이한 대한항공이 2023년까지 연 매출 16조원, 보유 항공기 190대, 부채비율 300%대 진입 등을 새 비전으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한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4일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임직원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도록 날개가 되는 게 대한항공이 그리는 새 100년의 모습”이라며 “지난 50년 동안 대한항공의 두 날개는 고객과 주주의 사랑, 그리고 국민의 신뢰였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기업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전 사업 부문에서의 지속 성장, 재무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및 주주 친화 정책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비전 2023' 경영 발전 전략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여객 부문은 델타 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를 기반으로 미주-아시아 네트워크를 계속 확대하는 동시에 유럽·동남아 등 중장거리 신규 노선을 확대한다. 화물은 베트남, 인도, 중남미 등 신성장 시장 노선 개발과 함께 의약품, 신선 화물 등 고수익 상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항공우주사업부문에서는 민항기 제조 부문 신기술을 개발 및 무인기 양산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기내식·기내 판매 부문은 고객 소비 패턴 변화에 대응해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같은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대한항공은 향후 5년간 연 평균 5.1% 성장하며 2023년에는 연 매출 16조원을 달성하게 된다. 보유 항공기도 190대로 크게 늘어난다.
대한항공은 '비전 2023' 계획에 따라 이사회 내부에 설치된 감사위원회, 경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안전위원회 운영의 효율성을 더욱 높일 방침이다. 지속적인 흑자경영으로 2023년까지 차입금은 11조원선, 부채비율은 395%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또 안정적인 배당 수준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기업설명회 활동으로 주주 가치 극대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1969년 3월1일 항공기 8대로 출범했다. 이후 적극적인 노선 개척과 서비스 혁신, 끊임없는 변화와 투자를 기반으로 44개국 124개 도시를 누비는 글로벌 선도 항공사가 됐다. 특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00년대 당시 항공업계 흐름에 발맞춰 국제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SkyTeam)' 창설을 주도했다.
대한항공은 50년 간지구를 25만4679바퀴, 지구에서 달까지 1만3400번 왕복하는 거리인 101억8719만3280㎞를 운항했다. 대한항공이 실어 나른 승객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13번 이상 비행기를 탄 것과 같은 7억1499만명, 화물은 8톤 트럭 506만7500대 분량인 4054만톤에 달한다. 1969년 3월 제트기 1대와 프로펠러기 7대 등 항공기가 8대에 불과했으나 현재 B777 42대, B787-9 9대, B747-8i 10대, A380 10대 등 16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징계 받은 직원들의 불이익 해소에 나섰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철저한 규정에 미치지 못해 업무상 실수 및 단순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임직원 1000여 명에 대해 승진, 호봉 승급 및 해외주재원 등 인원 선발 시 기존의 징계 기록을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조양호 회장은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준수하지 못해 책임을 져야했던 직원들이 과거 실수를 극복하고 일어서 능력을 더욱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인사상 불이익 해소로 임직원들이 화합 속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