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개학을 연기하려 했던 365개 사립유치원 가운데 126곳이 이를 철회했다. 개학을 연기한 유치원도 자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우려했던 보육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부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돌봄 매칭에 나섰다.
가장 많은 사립유치원이 있는 경기도 지역에서는 1031개원 중 61곳만이 이날 개학 연기에 동참했다. 이 가운데 60곳은 자체 돌봄서비스를 제공했다. 단 한 곳만이 돌봄서비스 조차 운영하지 않았다. 경기도교육청은 개학 연기 움직임이 강했던 용인에서도 전체 75곳 중 39곳이 정상운영 중이며 나머지 36곳은 자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시·도교육청에 돌봄서비스를 신청한 학부모는 821명 정도다. 자체 돌봄서비스 이용으로 실제 정부 돌봄서비스를 받은 유아는 308명이다. 정부는 개학 연기를 선언하지 않았다가 갑자기 개학연기에 동참할 경우를 대비해 모든 사립유치원에 행정인력을 보냈다. 교육지원청, 주민센터 및 파출소 직원이 3인 1조로 배치돼 돌봄 공백을 대비했다.
가정에서 제공하는 아이돌봄서비스도 최소 4일이 필요하고 휴일에 매칭을 하지 않지만, 즉시 가동해 4일 공백을 줄였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개학 연기 예고로 인한 학부모·학생 혼란은 불가피했으나 돌봄 공백은 최소화된 것으로 보인다.
3일 23시 기준 개학연기를 선언한 유치원은 365곳이었으며 그 중 247곳은 자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 시간까지도 응답을 하지 않은 곳은 121곳이었다. 500곳 기준이 아니라 모든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했으며, 경기도 등의 집중관리구역은 120% 정도의 수용 능력을 확보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교육부는 전날 개학연기를 준비했던 365개원 중 126개원이 밤 사이 정상운영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239개원은 실제로 4일 개학을 연기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전날에 이어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했다. 5일에도 정상운영을 하지 않는 유치원은 즉시 형사고발할 계획이다. 이미 시정명령은 내려진 상태다. 4일 개학 연기를 한 유치원 문 앞에는 계고장이 붙었다. 서울시교육청은 한유총 소속 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한 사례가 확인됨에 따라 예고한대로 한유총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한유총은 서울시교육청 허가를 받아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서울시교육청이 허가 취소를 할 수 있다. 교육청은 이달 중으로 한유총에 취소를 사전 고지할 예정이다.
보육대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 사이 벌어진 혼란은 정부의 안일한 대응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실상 기습 공격을 받은 듯한 모습이었다.
1일 유은혜 부총리는 응답을 하지 않은 곳이 1300여곳이 되는 마당에 164곳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한유총이 개학 연기 유치원 집계 문제를 지적하자 부랴부랴 사태파악에 나섰다. 돌봄 신청 수요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소극적 입장이었다.
총리까지 나서 관계부처 협조를 당부했고 막판에는 행안부·경찰청까지 가세해 사태 대비에 나섰다.
유은혜 부총리는 4일 오전 보육대란이 우려됐던 용인교육지원청을 방문해 현장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유 부총리는 “전국적으로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과 어려움을 잘 해소하고 대책을 마련해 꼼꼼하게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유치원 측에는 “사립유치원, 한유총 관계자 여러분과 원장님들은 지금이라도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불법적인 개학 연기를 즉각적으로 신속하게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