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가장 큰 경쟁사인 일본 토요타와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양산형 승용 수소전기차를 세계 시장에 내놓은 유이한 업체이면서 치열한 경쟁 관계에 있다. 그러나 수소전기버스 등 상용 수소전기차만큼은 공동의 표준기술 개발로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는데 힘을 합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일본 토요타를 비롯해 산업용 가스회사, 수소충전 업체 등 글로벌 5개사와 상용 수소전기차 '대용량 고압충전 표준 부품 개발'을 위한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4일 밝혔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6개사는 현대차를 비롯해 △토요타 △에어리퀴드(산업용 가스) △넬(수소 충전 설비) △니콜라(수소전기트럭 생산) △셸(에너지·석유화학 그룹) 등이다. 완성차 업체는 현대차와 토요타만 참여한다. 세계 시장에 수소전기차를 판매한 회사도 이들 2사뿐이다. 이 두 회사 주도로 관련 표준규격이 완성되면 시장 선점에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이 두 회사는 상용 수소전기차 확산 가속화와 대용량 수소충전 기술 표준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공간이 한정된 수소탱크에 가스 상태의 수소를 효율적으로 넣기 위해서는 고압(700bar)의 충전 기술과 이를 견뎌낼 수 있는 자동차·충전기 부품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현대차 '넥쏘'와 같은 승용 수소전기차는 고압 충전 기술과 부품 등이 표준화됐지만 상용 수소전기차는 고압 대용량 충전 기술과 부품 기준이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았다. 현대차와 토요타는 손을 맞잡고 표준화와 기술 진화를 선도하기로 했다.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더 큰 용량의 수소탱크를 탑재하고 충전하는 수소량과 단위 시간당 주입되는 양이 많아서 승용차보다 부하가 더 걸리기 쉽다.
현재의 상용 수소전기차는 승용 부품을 기반으로 개발돼 충전 시간이 20분 이상 소요되는데 이를 어느 충전소에서나 빠르고 안전하게 충전하기 위해서는 충전 부품의 개발 및 표준화가 필요하다.
컨소시엄은 △차량의 리셉터클(수소 주입구) △노즐(리셉터클과 연결) △호스(노즐과 연결) △브레이크어웨이(충전 중 외력 작용 시 부품 손상 없이 노즐, 호스 결합체 분리) 등 충전 설비 부품을 상용 수소전기차의 대용량 고압 수소 충전 조건에 만족하도록 개발한다. 향후 협력 범위를 확대해 상용 수소전기차 충전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용 수소전기차는 강화되는 배기가스 규제와 친환경 정책을 효과적으로 만족시키는 동시에 정기적인 장거리 운행이 가능하다”면서 “대량의 수소를 소비하기 때문에 시장 초기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소 충전소의 경제성까지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