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가 고객 등급제와 포인트 적립 프로그램을 전면 개편한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혜택으로 고객 확대를 꾀한다. 올해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경영목표로 내건 11번가가 본격적 고객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다음달 1일 새로운 구매등급제와 포인트 적립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고객 등급을 간소화하는 한편 11번가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11Pay 포인트를 일정 요율로 제공한다.
11번가는 그동안 5개로 구분한 구매 등급을 'VIP'와 'FAMILY'로 간소화한다. 매월 1일 최근 3개월 구매 실적을 기반으로 등급을 산정한다. VIP는 구매 10건 이상과 20만원 이상 조건을 각각 충족하면 된다. FAMILY는 VIP 회원 이외 고객이 속하게 된다. 최상위 고객 등급 조건을 완화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11번가 상품 구매 시 일정 요율로 제공한 OK캐쉬백에 더해 11번가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11Pay 포인트를 지급할 계획이다.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PC 바로가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11Pay로 상품 대금을 결제한 고객이다. 부가 수수료가 발생하는 가격비교 서비스 의존도를 낮춰 부가 서비스 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함이다.
VIP 등급은 상품 구매 금액의 2%를, FAMILY는 1%를 각각 적립 받을 수 있다. 기존 OK캐쉬백 적립률이 1% 이하였던 것을 감안하면 포인트 혜택이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OK캐쉬백 적립률은 VIP와 FAMILY 모두 0.1%다. VIP 등급 회원에게는 상품 구매 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브랜드 쿠폰도 발급한다.
11번가의 새로운 구매등급제와 포인트 제도가 기존 마케팅 전략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첫 선을 보이며 하루 거래액 600억원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트린 '월간 십일절'이 신규고객을 대거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호 11번가 대표는 올해 경영목표로 흑자달성을 제시한 바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67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862억원을 개선했다. 올해는 제휴 채널을 다양화하고 내부 마케팅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등 내실 경영에 집중한다.
지난해 12월 역직구 사업을 위해 코리아센터와 손을 잡은데 이어 연중 최대 프로모션 '십일절'을 월간으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구매등급제 개편도 BEP 달성을 위한 기반 다지기 작업이다. 11번가 플랫폼 로열티를 강화해 수익의 원천인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는 시도다. 향후 e커머스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은 유료멤버십 도입도 검토한다.
11번가 관계자는 “새로운 구매등급제로 더 많은 고객이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차별화된 멤버십을 비롯해 고객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