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정유업계 1위 SK이노베이션 노사가 임금 협상 시작 30분 만에 올해 임금 인상률을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같은 1.5%로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2년 전 소비자물가지수에 임금인상률을 연동하는 노사 합의를 반영한 결과로 건설적인 노사 문화 모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5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이정묵 노동조합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와 연동해 1.5% 인상에 합의하는 2019년 임금협상 조인식을 가졌다.
임금협상 조인식은 조합원 설명회와 찬반투표 등을 거쳐야 해 지난달 18일 임금협상 상견례 후 15일 만에 진행됐지만, 실제 임금협상안에 대한 노사 잠정 합의는 상견례 자리에서 30분만에 이뤄졌다. 해를 넘겨 타결되거나 자체 합의에 실패해 노동위원회 중재까지 받았던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SK이노베이션 노조는 잠정합의안에 대해 지난달 27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며, 투표 참여 조합원 87.6%가 압도적으로 찬성하면서 임금협상이 완전 타결됐다.
SK이노베이션 노사가 신속하게 임금인상률에 잠정합의하고 높은 찬성률로 찬반투표를 통과시킨 것은 2017년 9월 임단협에서 국가가 발표하는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하는 새로운 임금인상률 결정 체계를 만들어 실행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18년에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와 동일한 1.9%로 임금인상률을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의에 대해 소모적인 노사 프레임에서 벗어나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신(新) 노사문화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높은 찬성률과 기본급 1%를 기부하는 1%행복나눔기금 참여구성원 증가 등 현상을 보면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건설적인 노사관계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임금협상 상견례 자리에서 곧바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낸 것은 국내외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로 노사가 2017년 임단협 이후 지속해 신뢰를 쌓아왔기에 가능했다”며 “이해와 신뢰에 기반한 선진 노사관계는 향후 SK이노베이션이 100년, 200년 기업으로 성장·발전하는 주춧돌로 기업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