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신용카드사가 카드수수료율 인상을 강행한 것에 대해 경영상 부담이 크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판매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수수료율 책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회장 정만기)는 6일 입장문에서 신용카드사들의 일방적 수수료율 인상은 자동차업계에 수백억원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고 이는 고스란히 자동차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신용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인상 통보에 반발해 지난 4일 신한·삼성·KB국민·하나·롯데카드 등 5개사에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현대차는 오는 10일부터, 기아차는 11일부터 계약을 종료할 예정이다.
업계는 카드수수료율 인상이 경영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업계와 정부의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은 지난 1일 일방적으로 카드수수료율 0.1~0.2%포인트 인상을 강행했다. 신용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입은 자동차 구매 시 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점차 증가하고 있다. 또 신용카드사들은 조달금리가 하락하고 연체비율이 감소하는 등 현재 수수료율 인상요인이 없다고 자동차 업계는 주장했다.
업계는 무엇보다 카드수수료율 인상은 현재 침체된 자동차 산업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최근 몇 년간 자동차 업계의 경영실적은 악화하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5%로 국제회계기준(IFRS)적용 이후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 등을 제외한 자동차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더욱 낮은 1.4%다. 한국지엠은 4년간 총 3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판매가 크게 줄었다. 쌍용차도 2017년 이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르노삼성 역시 판매 실적이 전년대비 30% 넘게 급감했다.
실제 자동차 업계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할인판매 등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승용차 개소세 30% 감면, 노후경유차 교체 시 개소세 70% 감면,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제고 방안 등을 통해 자동차 업계의 위기 극복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자동차업계의 어려운 경영상황을 감안해 신용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인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객관적이고 공정할 뿐 아니라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수수료율을 책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