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EU 에너지효율등급 등 WTO서 무역기술장벽 15건 해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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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럽으로 수출되는 가전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었던 유럽연합(EU) 에너지효율규제를 개선했다. 또 캐나다, 태국, 걸프지역표준화기구(GSO), 인도, 페루 등에서 우리 수출 기업을 괴롭혔던 규제를 완화했다. 유럽·캐나다 시장에 국내 가전제품 수출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국가기술표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19년 제1차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유럽 등 8개국 15건 규제 애로사항에 대해 규제개선·시행유예 등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10일 밝혔다.

우리 정부는 해외 기술규제 36건에 대해 18개국과 양자협의를 실시했다. 업계 우려가 큰 중국 사이버보안 규제 등 6건 사안에 대해서는 STC를 제기했다. 정례회의에서는 유럽 등 8개국 15건 규제 애로사항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냈다.

EU에 대해서는 2021년부터 신설·강화되는 에너지효율 규제에 대해 6건의 불합리한 규제조항을 철회하거나 규제수준을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우리 기업이 생산·판매하는 전자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한 유해물질함량표기 중복규제를 철회하고, 과도한 자동전원차단 규정을 완화했다. 기술개발 초기단계로 현 시점에서 규제조건 충족이 어려운 마이크로(Micro)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에 대한 에너지효율규제는 기술개발 및 상용화 촉진을 위해 시행을 2023년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또 냉장고·세탁기 제품 에너지효율등급 라벨 부착 시 유통채널별 상이한 표기방식을 일원화했다. 세탁기 최종 판매날짜와 예비부품 제공기간에 관한 모호한 등록의무 규정도 철회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이달 시행되는 전기전자제품 유해화학물질규제에 대해 제조자가 스스로 적합성을 선언하는 방식으로 인증절차를 간소화했다. 우리 기업 규제준비를 위해 올해 9월까지 시행을 유예하기로 했다.

이 밖에 캐나다, 태국, 걸프지역표준화기구(GSO), 인도, 페루 등도 우리 수출기업을 괴롭히던 규제를 개선 또는 완화하기로 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QLED 등 4K를 넘어서는 초고화질(UHD) TV에 적용하기 어려운 일부 소비전력 요건을 에너지효율규제에서 제외했다. 태국은 타이어 인증마크를 별도로 부착하지 않고, 기존 제조사 제품정보 스티커에 함께 표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걸프지역표준화기구(GSO)는 저전압 전기기기와 가전제품 매뉴얼에 QR코드를 부착하는 강제규정을 기업이 선택하도록 허용했다.

인도는 에어컨 제품시험 시 과도한 절연내력 검사기준을 국제표준(IEC)에 따라 2초에서 1초로 완화했다. 페루는 가전제품 에너지효율규제 관련 우리나라 시험인증기관이 페루 인증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하고 국내발행 시험성적서도 현지에서 인정되도록 했다. 베트남은 타이어 품질인증 시 복수 수입업체가 동일모델에 대한 시험성적서를 공유하도록 허용하고, 외국 시험성적서 인정 범위를 명확히 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