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석유제품 등의 수출이 급감하며 3월 1~10일 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1% 떨어졌다.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한 수출이 3월에도 불안한 흐름이다.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이 흔들리며 경기 전반에 불안감이 커졌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출·투자 부진으로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3월 1~10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1%(25억8000만달러) 감소한 110억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8억3000만달러로 작년보다 5.6% 줄었다. 올해 3월 1~10일 조업일수는 6일로 전년 동기(7일)보다 하루 적다.
품목별로 승용차(5.2%), 가전제품(7.4%) 등은 수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반도체(29.7%), 석유제품(39.0%), 선박(9.7%), 무선통신기기(4.1%) 등이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이 줄었다. 수출대상 국가별로는 중국(23.9%), 미국(17.0%), EU(10.2%), 베트남(18.4%), 일본(29.3%), 중동(43.9%) 등 주요국 대부분에서 감소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등 주력품목 부진으로 수출 전반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 12월 1.2% 감소 후 1월 5.8%, 2월 11.1%로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월은 비록 초반(1~10일)이지만 19.1%나 떨어져 감소폭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수출이 부진한 내수를 보완하는 형태였다. 사실상 수출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만큼 최근 수출 감소세는 경기 전반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도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와 수출 부진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모습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KDI는 2월 수출 현황과 관련 반도체·석유류 등 주요 품목에서 수출액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부진이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품목별로 2월 수출은 반도체(24.8%), 석유화학(14.3%), 석유제품(14.0%) 등 주요 품목에서 감소세가 확대됐다. 다만 수출가격 하락도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1월 소매판매(소비)액은 설 명절에 따른 수요 증가로 비내구재를 중심으로 확대됐다. 반면 1월 설비투자·건설투자 모두 감소폭이 확대됐고, 관련 선행지표도 투자 둔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KDI는 “수요 측면 경기가 반영되면서 광공업, 건설업을 중심으로 생산 측면 경기도 둔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1월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업과 운수·창고업 등 설 명절 소비와 관련된 산업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광공업생산은 반도체 등 주력 품목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증가폭이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건설업생산도 큰 폭 감소세를 지속했다. 또한 1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1만9000명에 머물렀다.
KDI는 “제조업과 건설업 생산의 부진은 고용지표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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