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경영 전면에 나선다. 첫 외부 인사 출신 최고경영자(CEO)로서 그룹 핵심 계열사인 LG화학에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LG화학은 1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신 부회장은 주총 이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신 부회장은 1월 시무식을 시작으로 공식 업무에 들어갔지만 내정자 신분으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대신 업무 현황 파악에 주력하며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주총과 이사회 승인 이후 내정자 신분을 떼고 경영 색채를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석유화학에서 배터리, 신소재, 생명과학 등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생산과 마케팅도 확대되면서 고도화된 사업 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32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13.5% 높여 잡았다.
주력 사업인 기초소재 부문 역량을 탄탄히 하면서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 육성과 정보전자소재 수익성 강화 등이 과제로 꼽힌다. 최근 1조원 규모 회사채 발생을 결정하며 배터리 생산 능력 확대,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증설 등 미래 투자 재원도 확보했다.
기초소재 부문은 석유화학 업황이 다운사이클에 접어들고 미-중 무역 분쟁 여파로 수요도 둔화되면서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다. 폴리올레핀(PO), 합성수지(ABS) 등 고부가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NCC 증설을 통한 자급률 확대와 원가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배터리 사업은 올해 성장 국면을 맞는다. 지난해 4분기 자동차전지 사업에서 첫 분기 흑자를 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LG화학은 올해 배터리 사업에서만 10조원 매출을 목표로 잡았다. 신 부회장은 취임 직후 중국 배터리 공장에 1조2000억원 투자를 결정하며 수요 대응에 나섰다.
정보전자소재 사업은 지난해 283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사업 부문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신 부회장이 3M 출신 소재 분야 전문가인 만큼 어떤 혁신을 보여줄 지가 관심사다. 특히 올해 본격 상용화되는 폴더블 기기용 첨단 소재 신사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박진수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 자격으로 마지막 주주총회 사회를 맡을 예정이다. 대표이사직은 내려놓지만 남은 사내이사 임기 동안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며 신 부회장이 경영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보인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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