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전기차 중고·폐배터리를 활용한 배터리 내장형 전기차 충전기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전기차용으로 수명이 다된 배터리를 재사용하기 때문에 설비비 절감과 충전설비 운영효율이 뛰어나다.
시그넷이브이(대표 황호철)가 일본 닛산자동차의 자회사인 4RE(4R에너지)과 공동으로 '폐배터리 내장형 전기차 급속충전기'개발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전기차의 다 쓴 중고·폐 배터리를 재사용(Reuse)한 세계 최초의 충전설비다. 양사는 이번 충전기 개발로 한국과 일본 이외 해외 진출에도 나설 방침이다.
'폐배터리 내장형 급속충전기'는 향후 전기차 수요 증가와 고용량 전기차 비중의 확대에 따른 전력공급 부족과 충전비용을 절감에 유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충전기는 고출력 충전기술을 활용해 충전 시간을 대폭 줄이는데도 크게 기여한다. 50㎾급의 기존 급속충전기에 50㎾h 용량의 배터리를 결합한 형태로 최대 100㎾급의 초급속 충전기능을 지원한다.
특히 충전 서비스 사업자는 전기요금 누진제에 따른 가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대 최대 30~40%의 전기 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전기차 충전기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한 충전설비가 늘고 있다.
황호철 시그넷이브이 대표는 “이 충전기는 일본 등 국제특허를 획득한 병렬운전·분산제어 등 관련 자체 기술과 일본 4RE의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기술로 완성된 것”이라며 “폐배터리를 재사용함으로써 친환경성은 물론, 충전 설비비뿐만 아니라, 수백만 상당의 폐배터리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그넷이브이는 이달 초부터 일본 후쿠시마 지역에 이 충전기를 시범 설치해 운영 중이다. 현재 일본 내 주요 전기차 업체와 충전서비스 등 에너지 업체를 대상으로 수출 등의 논의가 진행 중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