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세감면액이 사상 처음 4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국세감면율은 10년 만에 법정한도를 초과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 저소득층 지원, 재정분권 강화 등으로 국세감면이 확대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전체 국세감면 규모가 늘고 있지만 연구개발(R&D) 부문은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라 혁신성장 정책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19일 국무회의에서 '2019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지난해 국세감면액(추정)은 41조9000억원, 국세감면율(국세수입총액과 국세감면액을 더한 금액 중 국세감면액 비중)은 12.5%로 집계됐다. 국세감면액이 4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국세감면액은 47조4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세감면율은 13.9%까지 높아져 국세감면한도(13.5%)를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정부는 국세감면율이 국세감면한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방만한 재정 운용을 막기 위해서다. 국세감면한도는 직전 3개년도 평균 국세감면율에 0.5%포인트(P)를 더해 산정한다.
국세감면율이 국세감면한도를 초과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 국세감면율은 15.8%로 국세감면한도(14.0%)를 1.8%P 초과했다.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유가 환급금을 지급해 국세감면이 늘었다. 한도 초과는 2008년, 2009년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임재현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올해 한도 초과 전망은 EITC 확대, 재정분권 강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세법개정 과정에서 한도가 권고 규정을 준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세감면의 67.8%는 근로자, 농어민, 중소기업, R&D, 투자, 고용에 집중됐다. 올해는 비중이 69.6%로 확대될 전망이다. 분야별로 근로자 지원 비중은 작년 36.5%에서 42.2%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소기업 지원 비중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6.5%를 유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R&D는 국세감면액(2조9000억→2조8000억원)과 비중(6.9→5.9%)이 모두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혁신성장 정책 기조에도 불구하고 R&D 부문 국세감면은 오히려 줄어든다는 지적이다.
임 정책관은 “일반 R&D 국세감면율은 낮추는 대신 신성장 R&D 부문을 높여 운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올해 조세지출 운영방향 관련 '일자리 창출' 부문에선 경력단절여성 재고용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요건을 완화해 경력단절여성 경력유지를 지원한다. 정규직 전환 등 일자리 질 향상을 위한 세제 지원도 지속할 방침이다.
'혁신성장' 부문에선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에 기업의 선제적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신성장 R&D 비용 세액공제 대상 기술을 지속 확대한다. 제조업 중심으로 규정된 R&D 비용 세액공제제도는 서비스 R&D 분야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올해는 작년처럼 큰 초과세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