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정의당 의원)은 19일 “현행 선거법은 30년 전 '기득권 양당 맞춤형 패션'으로, 민주주의 의식 성장에 발맞춘 '민심 맞춤형' 옷이 필요하다”며 선거법 개혁을 촉구했다. 개정안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은 백지화를 지속 요구했다.
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개특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만들고 있는 법안은 30년만에 낡은 옷을 벗고, 새 옷인 국민 패션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기득권을 내려놓는 입장에서는 국민 패션을 도입하는 것이 매우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독한 말을 다 동원해서 선거제 개혁을 좌초 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이번 선거 제도 개혁안은 300명 정수를 늘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득권 양당의 이해 관계를 반영해 만들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선거제 개혁안에 50%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수 밖에 없고 계산식이 복잡해진 이유도 설명했다.
심 의원은 “지난해 12월 15일 여야 5당 합의를 전제로 한 범위내에서 만든 최선의 방안”이라며 “100% 연동형을 도입하면 복잡할 필요가 없지만 국회의원 300석 이내에서 하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100%는 현재 단계에서 무리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연동률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에서 제도 설계가 복잡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합의를 하려면 조정하고 타협을 해야 한다”며 “합의 범위 내에서 선거개혁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 노력한 안”이라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선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여야 5당 합의 때 한국당을 포함해 모든 당이 합의한 것은 국회의원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한 선거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특위가 만들어 졌고 정개특위원장으로서 올해 1월 내내 일주일에 2번, 비공식 간사회의는 수도 없이 하며 안을 만들어 보려고 애를 썼다”고 말했다.
이어 “1월 말 합의가 지켜지지 않아 각 당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했지만 유일하게 나경원 원내대표만 불참했다”며 “현행법 체계 안에서 최대한 추진할 것이냐, 아니면 이번에도 또 포기 하고 좌초 되도록 놔둘 것이냐, 지금 이 결정 앞에 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개특위가 내놓은 선거법 개혁 단일안은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치관계법 개정의견'보다 후퇴한 안이다. 중앙선관위는 올해 2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와 석패율 제도를 도입하고,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석수를 2대 1로 하자는 구상을 내놨다.
심 의원은 “세계적으로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은 평균 2대 1정도 되고, 선관위에서도 2대 1을 내놨지만 협상 과정에서 각 정당이 비례 대표 숫자를 한꺼번에 늘릴 경우 지역구 축소가 많아지니 부담이 돼서 3대 1 수준으로 합의가 된 것”이라며 “현행 5.4대 1은 불비례성이 높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공개 설전도 이어갔다. 심 의원은 “어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이 선거제도와 관련해서 국민들이 알 필요 없다고 했다는 말을 했다고 해서 국민들이 크게 놀라셨을 것이다. 완전한 가짜뉴스다”라며 “나경원 원내대표에 이어 황교안 한국당 대표까지 나서서 발언 취지를 왜곡 하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다”고 밝혔다.
이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여야 4당이 추진 중인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민주당과 범여권 야당은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겠다는 '오기 정치'를 거둬야 한다"면서 반발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금 나온 선거법은 한마디로 희대의 권력 거래이자 밀실야합, 누구도 알 수 없는 수수께끼로, 내가 찍은 표의 이력추적제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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