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포항공대·총장 김도연)은 김동성 기계공학과 교수팀과 임현의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장〃박승철 박사, 최동희 경희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태양광 패널 표면에 무반사 자기세정 유리를 적용, 마찰전기를 일으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패널 표면에 태양광이 반사되지 않아 더 효과적으로 집광할 수 있고 비가 오면 빗방울이 나노구조물로 이뤄진 표면에 균일하게 흘러 안정적으로 마찰전기를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태양광 에너지 효율이 흐리거나 비가 오는 등 날씨에 따라 크게 저하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나노구조의 표면을 적용한 마찰전기 수확 장치를 개발했다. 태양광 패널에 항상 사용되는 보호유리와 유사한 광학적 성능을 갖는 마찰전기 수확장치이다.
지금까지 태양광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떨어지는 빗방울의 마찰을 이용한 마찰전기 수확 아이디어가 제안되기는 했지만 태양전지와 마찰전기 수확장치가 결합된 시스템 내부에서 전력전달을 고려한 회로를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빛을 잘 흡수하는 나방의 눈 구조에 주목했다. 나노 크기 작은 돌기가 균일하게 뒤덮여 있는 나방 눈 구조를 모사한 유리로 태양 전지 표면을 덮자 태양광이 반사되지 않아 더 효과적으로 빛을 모을 수 있었다. 비가 내릴 땐 빗방울이 나노 돌기 위로 균일하게 흘러 표면에 압력을 가해 안정적으로 마찰전기를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마찰전기 수확장치의 전기 에너지를 안정화시킨 뒤, 전력전달 시점을 조절하는 스위치 기반 회로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전체 시스템의 에너지 생산 효율을 높였다. 또 빗물이 흘러가면서 먼지와 같은 이물질을 없애주는 자가 세정 효과까지 확인했다. 비가 올 때마다 태양전지 패널의 효율을 감소시키는 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어 태양전지의 장기적인 성능 유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개발된 기술을 적용하면 태양전지 패널의 빛 반사를 줄여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면서도 햇빛 양이 부족해 태양광 패널을 쓰기 어려웠던 지역이나 비가 자주 오는 지역에서도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또 자기세정 효과로 관리가 쉬어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김동성 교수는 “대학과 정부 출연연 등 다른 기관의 실험실에서 보유하고 있는 마찰수확 기술과 나방 눈 모사 반사방지 기술이 융합되어 얻어진 기술이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