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 전기차...주문 증가에도 생산량 '반토막'

올해 초 미국과 유럽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이 생산량이 불과 4개월 만에 반토막이 났다. 이미 수 만대의 구매 신청자가 몰린 상황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차량 인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현대차 미국법인(HMA)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생산량 4617대까지 올랐던 한국 내 '코나 일렉트릭' 생산량이 지난달 절반(2168대) 이하로 떨어졌다.

작년 3월 출시 이후 11·12월 각각 5408대, 5350대까지 상승했던 생산량이 올해 들어 1월 3074대, 2월 2168대로 떨어지는 추세다. 시장 수요 공급에 따라 생산량이 늘어야 하지만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달 부터 미국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지난달 부터 미국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당초 코나 전기차는 작년 3분기 미국 등 해외 판매를 계획했지만, 생산 물량 저하로 판매시기를 올해 2월로 연기했다. 이후 지난 달 판매를 시작했지만, 생산량 급감에 따른 배정물량 부족으로 2월 달 현지 판매량은 16대에 불과했다.

이에 다수 북미 매체는 코나 전기차의 제품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현지 배정 물량 등 현대차 판매 정책에 실망하는 분위기다.

인사이드이브이스(EVs) 등은 “코나는 테슬라 '모델3' 이어 시장에서 두 번째로 인기 많은 전기차”라면서 “생산량이 11·12월 모두 5300대를 돌파해 기쁘게 생각했지만, 지난달 생산량이 절반 이하로 줄면서 장기 대기자들 크게 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인증한 코나 전기차의 주행 거리는 258마일(약 415km)로, 미국 내 동급 전기차 모델 중에 1회 충전에 따른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여기에 현지 판매량 1위의 '모델3'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현지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생산량 부족 현상은 국내서도 마찬가지다. 올해 고객이 구매한 코나 일렉트릭은 차량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코나 전기차 구매 예약 수가 1만 5000대에 달했지만, 실제 차량 인도는 1만 2000대 수준에 그쳤다. 이에 작년 물량부터 채우려다 보니, 올해 신청 물량은 출고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 한 영업점 관계자는 “지금 코나 전기차를 신청하면 최소 5개월 이상 걸린다”며 “보조금 신청 후 차량 인도가 일정 기간 내 완료돼야지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구매를 고민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관련 업계는 코나 전기차의 생산량 저하 원인으로 최근 가격이 소폭 오른 배터리 부품 수급 문제로 보고 있다.


【표】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월별 생산량(자료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

코나 전기차...주문 증가에도 생산량 '반토막'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