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중 국회입법조사처장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가 표결에 부쳐진다.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변호사 윤리규정 위반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여야 간 표 대결로 치닫는 모양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20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문희상 국회의장이 내정한 김하중 변호사에 대한 국회 입법조사처장 임명동의를 처리한다.
차관급인 국회입법조사처장과 국회예산정책처장, 국회도서관장은 운영위가 여야 합의로 결정한다. 표결에 부치지만, 관례 성격이 강하다.
운영위는 앞서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역시 문 의장이 내정한 이종후 전 국회외교통일위원회 수석전문위원에 대한 국회예산정책처장 임명동의를 가결 처리했다.
김하중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는 20일로 미뤘다. 여야는 김 내정자에 대한 정치적 중립성 논란과 변호사 윤리규정 위반 의혹에 대한 소명기회가 필요하다고 봤다. 실제 김 내정자는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운영위 소속 야당 의원을 상대로 자신에 대한 논란과 의혹을 적극적으로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내정자가 18일 임명동의 연기 이후 적극적으로 야당 의원들에게 소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임명동의는 표 대결로 결정 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의원 개인 판단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이만희 한국당 의원은 “당론으로 정한 것은 없다”면서도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에서도 부적절한 인사라는 말이 나오고 임명권자가 청와대도 아닌 만큼, 표결에 부처지만 (가결 처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소속 손금주 의원도 “추가적으로 의혹이 터지지 않는 이상 문 의장께선 김 내정자 임명을 원하시는 것 같다”면서도 “정치적 중립성, 변호사 윤리위반 의혹 등이 불거진 현 상태로는 표결로 (가결이)판가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운영위는 여당 원내대표인 홍영표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 12명, 한국당 10명, 바른미래당 3명,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무소속이 각 1명이다.
한편 문 의장은 올해 초 국회입법조사처장과 국회예산정책처장에 각각 김하중 변호사와 이종후 전 수석전문위원을 내정했다. 국회가 열리지 않으면서 임명동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 내정자는 문 의장이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시기에 당 법률위원장을 역임했다. 20대 총선에선 국민의당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경선과정에서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최근 변호사 시절 상대측과 합의를 한 뒤 상대측 로펌에 입사했다는 의혹이 보도되면서 변호사 윤리규정 위반 의혹이 불거졌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입법조사처장 공개모집을 통해 내정됐다”면서 “국회의장과 비대위 당시 인연이 있지만, 직접 법률위원장으로 임명했던 사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