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19일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관련해 후보자 정책 검증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덕성 검증은 인사청문 제도 밖에서 논의하거나 또는 비공개로 해 불필요한 정치적 공방을 차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문 의장은 이날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정무위 위원과 오찬을 하며 이 같이 밝혔다.
문 의장은 국회 개혁을 위한 법안이 상당수 계류돼 있다고 지적하며 “인사청문회 운영에 관해서도 여러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고쳐보자는 의견인데, 국회 개혁의 중요한 문제가 운영위원회에 계류 중”이라고 덧붙였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작년 말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사청문제도를 수정하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과 같이 인사청문제도 내에선 정책 검증에 집중하고,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 등은 비공개 또는 청문제도 밖에서 이뤄지게 하자는 취지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국회의장이 언급한 부분은 국회 인사청문제도가 도덕성 검증과 정치적 공방에만 치우치면서 정작 중요한 정책 검증은 뒷전으로 밀리는 부적절한 현상을 수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 발언의 연장선상이라고 부연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은 여야 대치로 인해 올해 국회가 열리지 않으면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문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3월 임시국회가 시작됐으니 운영위가 적극적으로 인사청문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문 의장은 이날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활성화 방안으로 법안소위 복수화를 당부했다. 소위는 매주 1회씩 열어 민생법안 처리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고 했다. 국회 전체에 계류된 법안은 1만2000여건에 달한다.
윤리특별위원회의 징계심사 강화와 국회선진화법 개선,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지구심사 개선도 언급했다.
의회외교 개혁에 대해선 “혁신자문위원회가 국회의원 외교활동에 대한 규칙을 만들었다”며 “큰 원칙은 투명, 무조건 전비용을 공개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모든 의원외교 활동 시 국회의장, 위원회의 허가 받지 않으면 나갈 수 없고, 갔다 오면 성과·타당성평가 하는 기준도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참석한 정무위원에게 “정무위 현안 중에 행정규제기본법과 신용정보법, 여신전문금융업법, 공정거래법, 가맹사업법, 하도급법, 대리점법, 대규모유통업법, 소비자기본법, 금융소비자기본법,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등 민생개혁 법안이 밀려있다”며 법안 처리 협조를 당부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