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미국 진출 교두보가 될 배터리 공장 첫 삽을 떴다. 2023년에서 2025년 사이 글로벌 배터리 톱3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기공식에는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 등 현지 정부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조지아 공장은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 직접 투자하는 첫 공장이다. 지난해 폭스바겐 미국향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으며 '선(先) 수주'를 받고 커머스시에 112만㎡ 부지를 확보, 올 2월부터 기초공사에 들어갔다.
1단계로 2021년까지 9.8GWh 생산능력을 갖추는데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를 투자한다. 2021년 하반기 완공 후 설비 안정화와 시운전, 제품 인증 등을 거쳐 2022년 초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또 2025년까지 16억7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를 추가 투자해 연간 20GWh 규모로 확장한다. 장기적으로 50억달러(약 5조6500억원)를 투자해 50GWh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2023년에서 2025년 사이 글로벌 배터리 톱3 업체로 도약하겠다”며 “이를 위해 2022년까지 약 60GWh 전기차 배터리 생산 규모를 확보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누적 수주잔량은 2016년 말 30GWh 수준에서 2년 만인 지난해 말 325GWh로 10배 증가했다. 올해 들어 100GWh가 더 늘어 3월 현재 누적 수주잔량은 430GWh에 이른다.
수주 증가에 대응해 현재 가동 중인 서산 공장(4.7GWh) 외에 헝가리 코마롬 1공장(7.5GWh), 중국 창저우(7.5GWh) 공장을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20GWh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이후 헝가리 2공장(10GWh), 미국 조지아 공장(10GWh)이 2022년 양산을 시작하면 40GWh로 생산능력이 확대된다. 남은 20GWh는 유럽과 중국 지역에서 공급 시기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장 가동 이후 공급까지 매출에 반영되는 시차를 감안할 때 현재 적자인 배터리 사업이 2021년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내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할을 앞둔 소재사업처럼 배터리 사업도 독자 경영이 가능한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면 독립 회사로 만들 수도 있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SK 배터리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믿어준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조지아주 지지 덕분에 또 하나의 시작이 가능했다”면서 “이번 기공식은 한미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미국과 전 세계 자동차 발전에 한 획을 긋는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