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가 종영한 가운데 드라마 줄거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눈이 부시게’는 25살의 김혜자(한지민),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김혜자가 동시에 등장한다. 김혜자의 남편 이준하(남주혁), 혜자의 오빠 김영수(손호준), 혜자의 아들이자 아빠(안내상)가 등장하고 며느리이자 엄마(이정은)이 있다.
‘눈이 부시게’는 시간에 대해 말한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을 평생 안고 가는 혜자의 인생을 그리며 지금 주어진 시간이 자신에게 가장 눈이 부신 순간이란 걸 깨닫게 한다.
드라마 기획의도에서도 같은 시간 속에서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채 써보지도 못하고 빼앗겨 노인이 되어버린 25세의 억울한 여자가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스스로 내던져 버리고 하루빨리 늙어 세상을 떠나고 싶어하는 26세의 남자가 있다. 시간을 주무르는 능력을 가졌음에도, 시간 앞에서 아등바등 거리기만 한 여자. 누구보다 찬란한 시간을 가졌음에도, 시간 앞에서 무기력하기만 한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살아가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지닌 그들을 통해 시간의 의미를 다시 그려보고자 한다고 말하고 있다.
드라마 초반에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계를 갖고 있는 혜자와 준하의 따뜻한 로맨스로 시작한다. 시간을 돌려 아버지를 살리고, 그 시간 속에 갇혀 버린 혜자는 늙어버린 채 25살로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이는 모두 혜자의 꿈과 착각이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그는 자신에게 가장 빛났던 25살의 혜자로 살고 있던 것. 1970년대 준하는 신문사 기자로 일하던 중 경찰에 끌려가 고문을 받고 숨지게 된다. 혜자는 그때부터 마음을 굳게 먹고 살아간다. 골목에서 공놀이 하던 아들이 교통사고로 다리 한쪽을 잃게 되자, 누구보다 강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에 엄격하게 대한다.
아들은 마음 속에 늘 상처로 남았다. 어머니의 외면, 친구들의 외면 속에서 늘 혼자 살아간다. 그래서 그의 얼굴엔 늘 그늘이 있다. 하지만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다정함 속에서 서서히 치유받는다.
특히 드라마 마지막 장면에서 나온 김혜자의 내레이션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인생을 대하는 자세, 그리고 막막하기만 현재 또한 눈이 부신 하루이며, 당신은 모든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던 마지막 대사는 드라마의 완벽한 마침표를 찍게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